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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독자언론 정상화해야"
한겨레 조상기 편집위원장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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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희(디지털말)
기사입력 2002-04-29

한겨레 조상기 편집위원장께.

매주 토요일에 나오는, 한겨레 『독자언론』 지면이 4월 20일과 27일 등 2주째 발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지면 휴간에 대해 한겨레는 『독자언론』면을 대체한 『여론』면을 통해 '지면 사정으로 인해 쉽니다'고 간단하게 안내 글을 내 보냈습니다.

저는 한겨레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시급히 『독자언론』이 정상화되길 바라며 이 글을 씁니다. 이 글을 올리는 까닭은 독자로서 한겨레 『독자언론』이 왜 2주째 발행되지 않는지 그 이유를 알고 싶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독자언론』 지면의 순항과 발전을 기대하는 마음도 큽니다. 한겨레의 발전을 바라는 독자의 목소리라 생각하시고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독자언론』지면은 '출동 독자가 기자로'라는 제목을 달고 사회의 여러 현상에 대해 독자가 작성한 기사를 올리는 지면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른 일간지와 달리, 한겨레의 『독자언론』지면은 제가 보기엔 '종이신문'에서 양방향정신을 구현한 지면으로 독자와의 교감과 독자참여 언론의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는 독자적인 지면이라 생각합니다.

{IMAGE1_LEFT}한겨레는 그 동안 『한겨레21』을 비롯 지면에 독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참여의 장을 마련해 좋은 호평을 받아오고 있습니다. 이는 민족·민주·민중언론의 창간 정신으로 시작한 한겨레의 취지에도 걸맞는 것으로 앞으로 더욱 발전시켜야 할 부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겨레가 독자와의 소통과 참여의 장 활성화를 위해 애써온 점에 대해서 독자의 한 사람으로 격려하고 고마운 생각을 이 기회에 표현합니다.

하지만 지난 20일자와 27일자 『독자언론』이 예고없이 중단된 것은 독자와의 신뢰성에 금을 가게 할 수 있는 일로 한겨레의 적절한 해명조치가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

우선 제가 『인터넷 신문 대자보』에 그 이유를 먼저 공개하는 것이 한겨레 독자에 대한 도리라 생각하고 밝힙니다.

저는 4월 10일경 한겨레 여론매체부 박해전 기자를 통해 4월 20일자 『독자언론』 지면의 필자로 청탁을 받았습니다. 내용은 국민경선과 정치문화에 새 바람을 몰고온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관련기사] 박해전, 한겨레에서는 ‘노사모이야기’를 할 수 없다?

저는 청탁을 받고서 박 기자를 만나 기사의 방향과 구성 등에 대해서 충분한 상호 협의과정을 거쳐서 청탁을 수락하고, 기사작성을 위한 취재에 들어갔습니다. 노사모 사무처와 노사모 회원 등을 만나고, 전화취재 등을 통해서 기사를 작성해 4월 16일 새벽 4시경에 초고를 완성했습니다. 다음날인 17일 오전 10시까지의 마감시간을 지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기사작성 과정에서 사이버문화연구소의 민경배 소장께서 공동필자로 참여하기로 하고, 기사의 방향, 자료 등에 대해 도움을 받고, 대표집필은 제가 하는 방식으로 기사는 작성되었습니다.

이렇게 송고된 기사가 4월 20일자 지면에 실리지 못했습니다. 한겨레 박 기자는 그 이유를 제가 설명해 줬고, 다시 기사가 1주일 뒤인 27일자에 실릴 예정이니 기사를 보완하자는 방침을 전달받았습니다. 이에 다시 보충취재를 하고, 기사를 보완해 23일 송고했습니다. 그 후에도 최종 수정까지 몇 차례 기사는 더 고쳐졌고, 27일자로 실릴 것이라는 말을 박 기자로부터 전달받았습니다.

하지만 4월 26일 금요일 오후 박 기자로부터 기사출고가 중단되었다는 내용을 통보받았습니다. 이렇게 해서 27일자 한겨레 『독자언론』 지면이 다시 휴간상태로 다른 기사가 대체되어 나갔습니다.

저는 한겨레 독자언론을 청탁 받은 필자로서 한겨레 독자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이 기회에 전합니다. 이유가 어떠하든, 제가 청탁받은 글이 실리지 못함으로 인해 한겨레 『독자언론』지면이 휴간된 점에 대해 무거운 마음입니다. 마음이 참 아프고 무겁습니다.

무엇보다 노사모 이야기 취재에 흔쾌히 응해주시고, 한겨레에 2002년 3∼4월 정치혁명을 만든 노사모의 이야기가 실리는 것을 기대해 온 노사모 회원들께 너무나 죄송스런 마음입니다.

제가 전해들은 바로는 한겨레 조상기 편집국장께서 기사의 미흡함을 들어 『독자언론』 지면 출고를 취소시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이유는 제가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든 독자와의 상호 교류의 장이자, 한겨레 창간정신의 구현에 부합하는 독자언론 지면을 2주간 싣지 못한 것에 대해 한겨레는 적절한 해명이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

많은 독자들이 응당한 댓가를 지불하고 보는 한겨레의 『독자언론』 고정지면이 사전 예고 없이 2주간 중단된 것에 대해 궁금히 여길 것입니다. 한겨레는 독자들에게 그 이유를 설명해 줘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독자언론』지면의 기사 수준과 수위, 범위가 어느 정도가 되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독자언론이 한겨레 편집책임자가 요구하는 수준대로 되려면 그것이 진정한 '독자언론'인지 되묻고 싶습니다.

대다수 독자들은 전업 기자도 아니고(그동안 참여 필자중에 제3매체라 할 수 있는 대안적 매체에 종사해 온 기자들이 있음), 독자들은 말 그대로 생활 현장에 종사하면서 우리 사회의 현상에 대해서 자신의 입장에서 선 이야기를 전하고자 싶을 것입니다.

한겨레가 무색무취의 언론이 아니듯, 한겨레 독자 역시 무색무취의 독자가 아닙니다. 독자들의 다양한 생각과 견해, 정치적 입장을 존중하면서 있는 그대로 반영해 주는 것도 한겨레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일례로 '왜냐면' 지면은 그러한 독자들의 자유로운 생각이 교류되면서 우리 사회의 토론문화의 지평을 열고, 한겨레의 쌍방향 언론의 새 방향을 여는 좋은 시도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독자언론』 역시 전적으로 독자들의 자유로운 생각과 가치, 의견이 존중받아야 하는 지면이 아닐까요? 그것이 이 사회의 근본적인 가치와 헌법정신, 특정 정치세력이나 입장을 노골적으로 옹호하거나 편파적으로 사실을 왜곡하거나 편드는 기사가 아니라면 한겨레는 열린 마음으로 독자들의 입장을 충실히 반영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 한겨레 편집책임자의 입장과 요구를 수용하고, 기사를 그에 맞춘다면 저는 그것은 '독자언론'의 취지를 벗어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지면에 독자들은 참여할 여지를 원천적으로 봉쇄당하는 것입니다.

생업에 바쁜 독자들이 전업적인 종이신문의 기자들 보다 더 높은 기사의 질을 담보해야 한다면, 독자의 존재이유를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요? 그나마 저는 행복하게도 인터넷신문에서 활동하고 있기에 '노사모'에 대해 나름대로 접근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지만 밤새워 새벽 4시까지 기사를 정리해 화요일 오전 10시 전에 맞춰 기사를 마감하고(그 과정에 수많은 노사모 회원들의 도움(취재협조)이 있었습니다), 기사게재가 중단된 이후에도 독자와의 약속, 취재원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시 보충취재를 해서, 기사를 보완하고, 최종 기사를 송고했습니다. 그런데도 그 기사마저 게재가 중단되었습니다.

필자로서 노사모 취재원들과 수많은 한겨레 독자에게 정말 얼굴을 들 수 없습니다. 속내의 심정을 표현한다면 '한겨레 신문 구독'도 꺼려지고 있습니다. 저는 독자이므로 한겨레 독자에게 어떤 식으로 책임을 질 방도조차 갖고 있지 않습니다. 담당기자이신 박해전 차장님의 책임지려는 자세는 한겨레 기자의 본분에 입각한 행동이므로 저는 정당한 평가가 내려져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단순히 '유치한 행동'으로 치부하기엔 그 분의 입장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것입니다.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한겨레 조상기 편집국장과 한겨레 기자들께 부탁드립니다.

"한겨레 독자언론을 살려 주십시오."

끝으로 한겨레의 이번 독자언론 지면 2주간 중단 사태에 대해 청탁 받았던 필자로서 한겨레 독자들에게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아울러 한겨레의 적절한 해명을 부탁드리며 『독자언론』 정상화를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바랍니다.


2002년 4월 29일 한겨레 독자 이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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