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MBC에서 가장 좋은 프로그램이 뭐냐고 물어봤을 때 망설이지 않고 바로 '미디어 비평'이라고 대답했을 정도로 나는 '미디어 비평'의 팬이었다. 언론에 아무 문제가 없다라고 생각하고 언론의 무한한 자유를 외치는 사람들과 공룡처럼 성장해버린 언론을 개혁하는 것은 이미 가능하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냉소적인 사람들 사이에서 한번 해보겠다고 도전장을 내민 '미디어 비평'이란 프로그램이 참 반가웠다.
{IMAGE1_LEFT}'언론이 바뀌면 나라가 바뀐다'는 말에 공감하는 나로서는 미디어 비평을 보면서 저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들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것 같다는 동질감을 느끼기도 했다. 그래서였을까. 미디어 비평을 만드는 최용익 PD를 만나러 가는 길은 여의도의 화사한 벚꽃이 아니더라도 많이 설레었다. 그를 처음 보았을 땐 미디어 비평의 예전 진행자였던 손석희씨와 같은 이미지를 상상했다가 의외로 옆집 아저씨 같은 외모에 한 번 놀랬고, 인터뷰하면서 그가 거침없이 쏟아내는 솔직함과 소신에 또 한 번 놀랬다.
Q.. 미디어 비평을 처음 기획했을 때의 의도를 잘 살리고 있다고 생각하는가?A.. '미디어 비평'의 기획 의도는 매체간의 상호 비평과 그를 통한 국민의 알 권리 충족이었다. 그러나 지금 신문 쪽에서는 우리의 비판에 대한 반향이 거의 없고 따라서 상호비판이라는 애초의 취지에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언론간의 상호 비판이 이루어지기를 바랬는데, 상대방이 비판을 하지 않는 바람에 우리의 시도가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한겨레 신문에서 처음 시도했던 것으로 알고 있고 경향신문이나 대한 매일에서도 미디어 비평란이 있었다. '미디어 비평'이 방송된 이후 중앙이나 동아 조선등 이른바 메이저 신문에도 미디어 비평 꼭지가 신설되었으나 지금은 없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 아마 우리와 싸우기엔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 아닐까 싶은데(웃음) 켕기는 구석이 많겠지..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 비평은 여전히 많으나 신문에서 보도 프로그램 비평은 거의 없다. 현재로서는 미디어 비평이 방송되기 전과 달라진 게 별로 없어 보인다. 그런 점에서 보면 '미디어 비평'은 아직까지는 절반의 성공만을 거두고 있는 셈이다.
Q.. 그렇다면 처음엔 신문과 상호비판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던 것인가?A.. 취지는 그러했다. 미디어 비평을 다루는 '미디어 오늘', '기자 협회보'가 이미 존재하긴 했으나 그러한 언론 전문지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일반인들에게는 많지 않다. 그래서 일반인들은 알 수 없었겠지만 언론들 사이에는 침묵의 카르텔이 구조화되어 굴러가는 경향이 있었다. '미디어 비평'은 이러한 관행을 깨고 싶었다.
언론의 자유가 모든 자유에 앞서 성취되어야할 본원적 자유라면 그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 언론은 우선 자신이 깨끗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작년 언론사 세무조사 같은 경우 신문 쪽에서는 말이 많았지만. 언론은 언론 이외의 분야에 대해서 비판할 권리를 부여받았으므로 거기에 상응하는 자격이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옳은 방향이었다. 그것은 곧 언론이 최소한 비판당하는 대상만큼은 깨끗하고 투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요즘의 민주당 국민 경선이나 한나라당 내분에 관련된 족벌 언론들의 보도를 보아도 잘 알 수 있듯이 그들 역시 기득권 세력의 한 부분으로 기능해 왔다. (중앙일보의 경우 예전에 비해 많이 달라지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이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그런 언론이 과연 올바른 여론 형성의 기능을 할 수 있겠는가? '미디어 비평'은 그런 점들을 비판하고 싶었던 거다.
Q.. 신문에서 요즘은 아예 '미디어 비평'을 다루고 있지 않던데..일종의 고사작전 아닌가?A.. 특별한 방법이 없기 때문에 그냥 무대응으로 일관하기로 한 것 같다.
작년에 여기 저기에서 매체비평관련 토론이 많이 열렸었는데 어떤 토론에서 한 족벌언론대표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미디어비평'은 다룰 내용이 앞으로 점점 고갈될 것이기 때문에 1년이 못가서 프로그램 문을 닫을거다, 라고.(웃음)
그러나 우리는 아직 건재하고 소재 역시 무궁무진하다.
Q.. 조선일보의 '자사프로그램은 건드리지 않는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A.. 예전에 어떤 매체에 기고했던 글에서도 이야기한 바 있지만 조선일보를 비롯한 일부 족벌신문들의 '미디어 비평'에 대한 공격 논리는 세 가지다. 첫째, 안하무인형인데 방송은 신문을 비판할 수 없고 자신만이 비판할 권리가 있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둘째, 자기반성과 자기 비판부터 하라는 후안무치형이다. 자기 자신들부터 하지 않고 있는 자사비판을 하라고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 자사 기자가 아닌 외부기고가나 독자의 이름을 빌려서 미디어 비평을 비판하는 뒤통수 치기형이다. 이러한 비판답지 않은 비판들에 일일이 대응할 필요성은 느끼지 않는다.
요즘 자사 비판이 뜸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요즘 MBC 뉴스를 보았다면 알겠지만 눈에 띄게 불공정한 편파 보도행태는 보이지 않을 뿐더러 친일파 보도나 Fx 관련 보도를 통해 아젠다 설정의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 현재 이슈가 없기 때문이지 기본적으로는 자사프로그램 비판도 하는 것이 '미디어 비평'의 원칙이다. 작년에 김정일 아들 김정남에 관한 보도나 5ㆍ18 당시 MBC 보도, 이득렬·전두환, 이진희·전두환 대담 등에 관한 방송 등을 통해 계속 노력을 기울였다. 다만 미디어 비평이 살아남기 위한 전술적인 면에서 사내의 구성원들의 정서를 고려해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라는 한겨레 신문에서도 자체 비판이 실현되지 않은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내부비판이라는 것이 쉽지 않다. 충분치는 않지만 노력은 계속 기울이고 있다.
Q.. 프로그램 초기에는 조선일보를 비판하는 수위가 매우 높았는데 요즘에는 예전과 같지 않다... 제작자들 내부에서 그 문제로 충돌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손석희씨가 '100분 토론'으로 옮긴 것도 그 때문이란 이야기도 있었다.A.. 제작하는 사람들 사이에 갈등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때문에 비판의 수위가 낮아졌다거나 손석희씨가 그만둔 것은 아니다. 알고 있겠지만 유시민씨가 '100분 토론' 을 그만두면서 그 대안으로 손석희씨가 거론되었는데, '미디어 비평'이 '' 바로 전 시간으로 방송 시간이 옮겨지는 바람에 손석희씨가 겹치기 출연을 할 수가 없어서 100분 토론에만 출연하게 된 것일 뿐이다. 손석희씨도 '미디어 비평'에 있을 때가 좋았다고 생각할 것이다. 토론의 진행자는 공정한 입장을 유지해야 하므로 하고 싶은 이야기도 못하고 얼마나 힘들겠는가? (웃음)
작년 '미디어 비평'이 신설될 당시는 언론의 세무조사 문제로 시끄러울 때였다. 당시 텍스트 분석을 해보면 한심한 논리와 '조폭적 언론'이란 말까지 나올 정도로 배째라 식의 조선일보의 논조가 항상 문제가 될 수밖에 없었고, <뉴스 초점>의 주 비판 대상이 조선일보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미디어 비평'의 평가위원 중 일부, 또 제작팀 일부에서도 조선일보만 비판하는 것은 좀 심하다라고 얘기하더라. 조선일보의 편집이나 논조 등이 잘못된 점이 분명히 있었으나 그렇더라도 다른 매체와의 균형을 맞춰서 기술적으로 비판하자고도 했다.
요즘 한참 떠돈다는 '음모론'의 예를 들어보자. 유종근 의원의 '보이지 않는 손' 주장이 그것인데, 한화갑 의원과 김중권 의원도 사라지고, 이인제 민주당 경선 후보 측근이라는 김운환 의원도 구속되었다. 왜 하필 그 시기에 연달아 사건이 터지는 것일까? 음모론은 분명 의심해볼 만한 측면이 분명히 있으며 언론 세무 조사 또한 그러했다. 그러나, 언론인이 언론에 기사화된 내용을 두고 판단해야지, 그 이면까지 모두 감안한다면, 그것은 언론인이 아니라 정치인이다. 따라서 우리는 눈에 보이는 내용들만을 바탕으로 비판을 한 것이며, 비판 수위의 고민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정도를 걸었다고 자부한다.
Q.. 영상매체로 문자매체를 비판하는 데서 오는 매체적 한계는 없었나?A.. 처음 매체 비평을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했을 때 어떤 포맷과 형식을 갖출 것인가 고민했다. 그 결과가 지금 방송되고 있는 형태인 <뉴스 초점>과 <미디어 이슈> 두 꼭지이다.
{IMAGE2_RIGHT}<뉴스 초점>의 경우, 시사적 현안들 중에 무엇이 문제가 되며, 언론들이 그 중에서 어떤 것을 왜곡·조작하는지를 폭로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었다. 그런데, 신문 비평이 주가 된다고 하여 이후 제목을 신문 비평으로 바꾸라는 비난도 많았다. 그러나, 방송 비평은 신문사에서 많이 하였으며, 그것도 뉴스 프로그램을 비평하는 것이 아니라 쇼·오락 프로그램들에 대한 비판에만 국한되고 있었다. 이는 언론사들 사이의 '침묵의 카르텔'과 연관되는 부분이며, 웬만한 서로의 허물은 덮고 가는 것이 관행처럼 되어있다. 이에 우리는 미디어 비평의 기본 취지를 살림은 물론, 언론간에 서로 서로 감싸주는 관행을 깨고 투명한 비판과 감시를 하자는 의미에서 신문 비평을 했던 것이다.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미디어가 생기면서 매체 비평이 사이버 공간에서도 이루어지고 있긴 하지만 아직은 영향력이 크지 않고 '천부적 비판의 자유'를 누려야할 언론을 실질적으로 비판할 수 있는 것은 또 다른 언론뿐이다. 비슷한 프로그램으로 KBS의 시사포커스도 있지만, 방송에서 매체 비평을 자임하고자 기획된 것은 MBC 미디어 비평이 사실상 최초라고 할 수 있다. 상호 비판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신문 비평을 주로 했던 것이며, 전체를 10으로 놓았을 때 신문 비평과 방송 비평에 각각 7대3 정도의 비중을 두었다.
Q.. 시청자들마다 화면에 나오는 신문 기사의 가독 속도가 다른데.. 내 경우엔 화면이 너무 천천히 넘어가서 답답했다.A.. <뉴스 초점>에서는 신문기사의 일부분을 그래픽을 사용해 보여주고 핵심적인 부분은 성우가 낭독한 후 진행자의 코멘트가 뒤따른다. 미디어비평 1회에도 소개됐지만 이는 호주의 공영방송 ABC의 프로그램 'News Watch'를 참고한 것이다. ('News Watch'는 신문만을 대상으로 하는 매체 비평 프로그램이다. 현재 그 프로그램은 'Little More'라고 이름이 바뀌었다.)
처음엔 '화면이 바뀌는 속도가 빠른 것이 아닌가'하는 불만이 많았다. 총 23분의 실방송시간 중에 <뉴스 초점>에 10분을 배정했는데, 10분 안에 CG cut을 몇 개나 넣어야 되는지 처음에는 알 수가 없었다. 읽는 속도도 문제가 되거니와 이해하는 속도도 시청자들마다 다르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다. 특히 방송의 경우 화면이 지나가면 다시 볼 수 없기 때문에 더 문제였다. 1년 정도 시행착오를 거쳐서 지금과 같은 속도로 정착했다. 그런데 좀 느리다고?(웃음) 그러나 시청자들의 대부분은 신문을 아무 반감 없이 진실로 여기며 보았던 사람들이다. 그래왔던 시청자들에게는 분석하고 비판하며 신문 기사를 읽기에는 결코 느린 시간이 아니라고 본다.
Q.. 방영 시간이 길지 않은데 시간 배분의 문제는 없는가?A.. 언론비평을 많이 하는 강준만 교수의 경우 신문 기사 하나를 매우 심층적으로 분석하여 글을 쓴다. 그것은 시간의 제약이 없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러나 '미디어 비평'의 경우 어떤 한 특정한 언론사보다는 한 사안에 대해서 각기 다른 언론사들이 어떤 자세로 보도하며 왜곡, 과장하고 있는지 사례별로 카테고리화 한 뒤, 그 범주 안에 들어오는 기사들을 같이 분석하기 때문에 10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깊이 있는 분석이나 비판은 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Q.. 그렇다면 시간을 좀 늘려야 하지 않을까?A.. 강력하게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물론이고 앞으로 추·동계 개편이 있을 때에도 계속 요청할 것이다 <뉴스 초점>은 10분 정도, <미디어 이슈>는 12분이 좀 안되게 시간이 배정되어 있는데 지금 편성되는 시간으로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예를 들어 <뉴스 초점>과 <미디어 이슈> 중에서 <미디어 이슈>는 2주간의 준비가 가능하지만, <뉴스 초점>은 그렇지가 않다. 대개 한 주의 방송 내용을 그 주의 월요일에 확정하는데, 수요일이나 목요일 등의 주중에 사건이 터지는 경우도 있다. 이를 기동성 있게 item화해야 하여 방송을 하게 되면 시청률은 오르지만, 그렇게 하더라도 시간 제한 때문에 할 말을 다 못하는 때가 많다. 일주일 준비 분량을 10분 안팎으로 줄이다보니 어쩔 수가 없는 것이다. 시청자들의 흥미를 유발시킬 수 있는, 보다 대중적인 프로그램이 되기 위해서라도 최소 10분이라도 편성 시간을 늘리는 것이 우리의 과제다.
Q.. 시청률이 예상만큼 나오는가?A.. 지금은 5% 안팎인데 사실 고민중이다. 이것은 나 뿐 아니라 모든 시사프로그램 제작자들의 고민이다. 의미와 재미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 특히 미디어 비평의 경우 미디어라는 전문분야를 다루고 있어 시청자들로 하여금 어떻게 미디어에 호기심을 갖게 할 수 있을지 방법상의 고민을 하고 있다.
그러나 시사다큐 프로그램 시청률과 드라마, 쇼 같은 오락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좀 무리이다. 단순한 통계치인 시청률보다는 사회적으로 얼마나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반 대중에는 미미하지만 여론을 주도하는 사회지도층이나 언론 관계자들에게는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고 들었다.
Q.. 미디어 비평에 오락적인 요소를 가미할 생각은 없는가? 지명도 있는 연예인을 출연시키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A.. 시간 제한이 있어서 무엇을 바꾸어 보기엔 제약이 많다.
연예인을 출연시킨다는 것은 좋은 발상이긴 하다. '그것이 알고 싶다'를 진행하는 문성근씨의 경우는 일반 시사물 진행자보다 훨씬 잘하고 있다. 연예인이 그런 식으로 활동 분야를 넓혀가는 것은 바람직하게 생각하지만 글쎄.. 지금으로서는 마땅한 사람이 있는 것 같지 않다. 혹시 있다면 추천해달라(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싶다고 밝혔던 박진영을 추천하자 박진영이 누구냐며 모른다고... ).
Q.. 포맷을 바꿔 볼 생각은 없는가? 예를 들어 100분 토론처럼 한 주제를 놓고 토론 하는 방식은 어떨까? A.. 외국의 경우에는 그런 프로그램들이 많이 있다. 다양한 매체의 기자들이 나와서 한 주의 이슈 현안에 대해서 토론하는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도 그러한 토론이 얼마든지 가능할 터인데도 불구하고, 언론사에서 패널을 내보내지 않으려고 한다. . 패널 섭외를 위해 전화를 걸면 대부분 곧바로 전화를 끊어버리기도 하고, 녹취 또한 허용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조·중·동 논설 위원들 모두에게 출연 제의를 했는데 다들 거절하였고, 동아일보 김재웅 논설 위원만이 승낙을 했었다. 그러나 동아일보에서 출연을 막는 바람에 그 사람도 섭외하지 못했다. 그 사람 요즘은 다른 데서 막 나오던데.. 그런데다가 언론계의 현실과 이상을 적절하게 고려하여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이야기하고 상대방과 토론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사람들이 한정되어 있다.
한국적인 상황이 문제다. 조·중·동 족벌 언론에서 비판에 응하지 않고 자족하고 있기 때문에, 외국과 같은 한 사안에 대한 열린 토론이 안 된다. 따라서 그러한 포맷의 섣부른 도입은 아직까지는 시기상조이며, 현재로서는 뉴스초점·미디어 이슈의 포맷으로 나아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
Q.. '100분 토론'과 비교해서 일하는 게 어떤가?A.. 둘 다 재미있다. '100분 토론'의 경우 제대로 된 방송 토론 프로그램을 처음 만들어 냈다는데 의미가 있었다.
미디어 비평 역시 처음에 시작할 때 안하던 것을 새로 하게 되니까 회사 내부에서도 우려의 시각이 많았다. 즉 쇼·오락 프로그램 등에서는 자신들이 괜한 불똥을 맞을까 봐 몸을 사렸고, 같은 보도 프로그램 입장에서는 왜 쓸 데 없이 평지풍파를 일으키냐고 나무라는 등이었다. 그 외에 왜 회사의 힘을 탕진하는가 라는 식의 비판도 있었다.
그러나 언론은 시시비비를 제대로 가려야지 적당하게 양비론이나 양시론으로 흐르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산술적 평균 혹은 양극단의 정중앙이 항상 옳은 것인가? 아니다. 한겨레나 조선일보든 옳은 쪽을 옳다고 얘기할 것이다. 공정성, 객관성, 중립성이라는 미명아래 두리뭉실하게 넘어가는 것은 수용자의 판단을 흐리게 하고 어떤 특정 집단의 이익에 봉사하게 된다. 미디어 비평의 견지는 시시비비를 분명하게 가려서 대중이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데 도움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미디어 비평이 방송된 이후 실제로 언론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미디어 비평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직·간접적으로 들었다. 작지만 소기의 성과라고 생각하고 보람을 느낀다.
미디어 비평 역시 비판해달라. 우리는 열린 자세로 타 매체의 비판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매체간의 상호비판으로 서로를 감시 견제하길 원한다. 자신이 비판당하기 때문에 비판하지 말고 평상시에 꾸준히 살펴 봐주길 바란다.
Q.. 가을 개편 때까지 계속 맡을 생각인가?A.. 해야지.. 나 아니면 할 사람도 별로 없다 (웃음)
Q.. 미디어 비평 외에 계획하고 있는 다른 프로그램은 없는가?A.. 미디어 비평을 하게 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벌써 뭐 딴 걸 하겠나?
생각하고 있는 것이 있긴 하지만 아직 밝힐 만한 단계는 아니다.
민주주의를 여론정치라고 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런 생각을 해본다. 현대에서 본래 의미로서의 여론이란 것이 과연 존재할까? 여론을 모으고 전달해주는 것을 넘어서 이제 언론은 자사의 이익에 봉사하도록 여론을 만들어내고 조작하기까지 한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서 사회적 의제를 결정하고 여론을 형성해 나가는 사람들의 인식에 '미디어 비평'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은 물론 반가운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절반의 '성공'이란 최용익 PD 말에 동감한다. 그러나 일반 시청자들에게 '미디어 비평'은 방송된 지 1년이 다 되가는 지금도 낯선 프로그램이다. 내 주위사람들 중에서는 '미디어 비평'이란 프로그램 자체를 모르는 사람도 많았고 아는 사람 역시 진행자가 바뀐 지가 언젠데, '아 그거. 손석희씨가 진행하는 거' 라고 말해서 날 기운 빠지게 했다. 시청률이 높아야 좋은 프로그램인 것은 당연히 아니지만 시청자들의 알 권리 충족이라는 '미디어 비평'의 기획 의도를 잘 살리기 위해서라도 시청률은 중요하다. '미디어 비평'의 취지에 그리고 '미디어 비평'이 비교적 정도를 걸어왔다고 하는 최용익 PD말에도 공감하기 때문에 더더욱 시청률에 마음이 쓰인다. 시청률에서 보자면 '미디어 비평'은 절반의 '실패'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이라도 시청자들이 보지 않으면 사장되어 버린다. 공영방송이기 때문에 하나쯤 있어야 하는 프로그램이라는 명분만으로 만족하기에는 너무 아쉽다. 4월 28일이면 '미디어 비평'이 방송된 지 1년이 된다고 하는데 이를 계기로 좀더 시청자들에게 가까이 가는 '미디어 비평'이 되기를 바란다.
올해에는 지방자치선거, 월드컵, 대선 등 굵직굵직한 일들이 많고 그것을 보도하는 언론과의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아무쪼록 '미디어 비평'의 선전을 기대한다.
[관련기사] 언론개혁의 전위, MBC 100분 토론을 가다. 대자보 54호* 본 기사는 문화예술웹진 두아넷 http://dooa.net 에서 제공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