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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총 창립 80주년 김동명 위원장 "노동중심사회 주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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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3-11

▲ 김동명 한국노총위원장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10일 창립 80주년을 맞아 "대전환의 시대, 불평등이 심화되는 시대에 노동운동은 단순히 권리 향상운동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노동 중심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명 위원장은 10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건물 5층 여율리 웨딩에서 열린 ‘창립 80주년 기념식 및 후원의 날’ 행사를 기념사를 했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이 영상 축사를 했고, 여야 대표, 여야 의원, 노사정 대표, 서울시장 예비후보 등이 축사를 하거나 축하 인사를 했다.

 

이날 김동명 위원장은 "80년의 역사 속에서 우리가 스스로를 혁신해 올 수 있었던 힘도, 민주주의의 위기 앞에서 물러서지 않을 수 있었던 힘도 결국 단결이었다"며 "고용형태가 달라도, 세대가 달라도, 일하는 방식이 달라도 서로를 경쟁 상대로 보지 않고 함께 지켜야 할 동지로 바라보는 것, 그것이 이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단결"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가올 전환의 시대 역시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하나이다. 단결한 노동자는 끝내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동명 위원장 한국노총 창립 80주년 기념사이다.

 

안녕하십니까. 한국노총 제29대 위원장 김동명입니다.

 

오늘 한국노총은 창립 8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1946년 대한노총 설립 이후, 한국현대사의 거친 풍파를 이겨내고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한국노총이 여기까지 오는 데는 수많은 선배님들의 희생이 있었습니다. 청춘의 피와 땀을 노동운동에 오롯이 바치셨던 모든 선배님들께 고개숙여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노동자를 사랑하고 우리 노총을 아끼는 마음으로 오늘 기념식에 기꺼이 함께 해주신 여러 내빈분들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또한 노총의 기둥이자 오늘의 역사를 쓰고 계시는 산별과 지역, 현장의 대표자와 간부 동지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동지여러분

한국노총 80년 역사의 절반 이상은 독재체제 아래 놓여 있었습니다. 그 시기 노총은 5·16 군사쿠데타로 등장한 정권을 지지했고, 군사보위체제를 옹호하며 유신체제와 호헌을 지지하기도 했습니다. 한국노총이 소위 ‘어용노조’라는 이미지를 얻게 된 이유입니다.

그러나 독재체제라는 시대적 조건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 모든 행보가 정당화될 수는 없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한국노총 80주년을 맞은 오늘, 저는 이 자리에서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과오에 대해서는 사과하겠습니다.

 

동지 여러분,

그렇다고 해서 그 시기의 한국노총을 친정부 행보만으로 규정할 수는 없습니다.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우리는 조직 확대 노력을 이어갔고, 노동자들의 삶의 질을 끌어올리기 위한 활동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완전하지는 않았지만, 노동자의 권익을 지키기 위한 고민과 실천 또한 분명히 존재했습니다.

 

3월 10일로 바뀌었던 노동절을 5월 1일로 되돌리는 과정에서도 한국노총의 역할이 있었습니다. 19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매년 5월 1일에 노동절대회를 열고 환원을 요구했고, 그 결과 문민정부 시기인 1994년 정부와 공식 협의를 통해 노동절은 다시 5월 1일로 돌아왔습니다.

 

노동절 명칭에 관해서도 한국노총은 ‘근로자의 날’을 ‘노동절’로 바로잡아야 한다는 요구를 꾸준히 제기하여, 마침내 2025년, 62년 만에 ‘노동절’이라는 이름이 공식 복원되었습니다.

 

한국노총은 최근 벌어진 민주주의의 위기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윤석열 정권의 내란 시도와 불법적 비상계엄 선포라는 헌정질서 파괴 상황에서, 한국노총은 시민들과 함께 끝까지 싸웠습니다. 그 치열한 시간 끝에 대통령 탄핵이라는 역사적 결과를 만들어냈습니다. 헌법과 민주주의가 여전히 살아 있음을 보여준 그 길에 한국노총이 함께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80년의 역사를 모두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한국노총은 변화해 왔고, 앞으로도 변화할 힘을 가진 조직이라는 사실입니다.

 

특히 인구절벽, 기후위기, AI 기술 발전에 따른 산업구조 전환이라는 거대한 변화의 한가운데에 서 있는 2026년 오늘, 한국 노동운동은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역할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대전환의 시대, 불평등이 심화되는 시대에 노동운동은 단순히 권리 향상운동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노동 중심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변화를 주도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한국노총은 2026년 대의원대회에서 ‘정의로운 사회대전환’을 주도하겠다는 결의를 다졌습니다. 결의내용은 크게 두가지 입니다.

 

첫째는 조직률 제고입니다.

지난해 노조법 2·3조 개정으로 노동자의 노조할 권리가 확대되었습니다. 현장에서는 다양한 평가가 존재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번 개정이 정체돼 있던 조직률을 끌어올릴 중요한 전환점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법과 제도가 바뀌었다고 해서 조직률이 저절로 높아지지는 않습니다.

여전히 수많은 노동자들이 노조의 보호 밖에 있습니다. 특고, 플랫폼,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와 같은 사각지대의 노동자들은 여전히 온전한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조직률 제고는 단순한 숫자의 확대가 아닙니다. 노동자이면서도 노동자로 보호받지 못하는 이들을 조직 울타리 안으로 끌어오는 일, 노동기본권 사각지대를 줄여나가는 일, 흩어진 노동의 힘을 하나로 모아 교섭력을 높이는 일, 그것이 곧 조직률 제고의 본질입니다.

한국노총은 200만 조직화라는 단기 목표를 넘어, 산업과 고용형태의 변화를 반영한 적극적 조직 전략을 추진하겠습니다. 원·하청 공동 대응 체계 구축, 플랫폼·특수고용 노동자를 위한 맞춤형 조직 모델 개발 등 실질적 조직 확대에 나서겠습니다. 더 많은 노동자가 함께할 때, 노동의 목소리는 비로소 사회의 중심에 설 수 있습니다.

 

둘째, AI 시대에 걸맞은 노동권 보호체계를 구축하겠습니다.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로봇과 AI 도입 자체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노동자가 배제되는 구조입니다. AI는 생산성을 높이지만 동시에 일자리와 일하는 방식을 크게 바꿉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술 도입 과정에서 고용 영향을 점검하고 노동자와 협의하는 절차를 제도화해야 합니다. 기술의 속도만큼 노동자 보호도 함께 가야 합니다.

이 자리를 빌려 정부와 사용자단체에 ‘전환형 안전망 구축’을 제안합니다.

AI 시대의 고용안전망은 단순한 실업 대책이 아니라, 일이 바뀌는 과정에서 노동자를 지키는 제도여야 합니다. 산업 변화에 맞춰 노동자가 새로운 역할로 이동할 수 있도록 국가와 기업이 함께 책임지는 전환교육체계가 필요합니다. 또한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득 공백을 줄이기 위해 사회안전망도 강화해야 합니다.

기술은 변해도 노동자의 존엄과 삶은 지켜져야 합니다. 그 책임을 노사정이 함께 나눕시다.

 

조합원 동지 여러분.

모든 것이 변해도 노동자의 가장 큰 힘은 언제나 단결이었습니다. 80년의 역사 속에서 우리가 스스로를 혁신해 올 수 있었던 힘도, 민주주의의 위기 앞에서 물러서지 않을 수 있었던 힘도 결국 단결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가 말하는 단결은 무조건 하나로 뭉치자는 뜻이 아닙니다. 서로의 생각과 조건, 처지가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그 다름 위에 공통의 가치를 세우는 연대입니다. 고용형태가 달라도, 세대가 달라도, 일하는 방식이 달라도 서로를 경쟁 상대로 보지 않고 함께 지켜야 할 동지로 바라보는 것, 그것이 이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단결입니다. 다가올 전환의 시대 역시 결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하나입니다. 단결한 노동자는 끝내 승리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다가올 한국노총의 다음 100년을 희망의 100년으로 만들기 위해 동지 여러분!

함께 갑시다. 함께 바꿉시다. 그리고 함께 승리합시다. 감사합니다.

▲ 한국노총 창립 80주년 기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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