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팔레스타인긴급행동 주한 미국대사관 앞 기자회견 © 팔레스타인긴급행동 |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팔레스타인긴급행동)이 6일 오전 11시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트럼프의 ‘가자지구 점령’ 계획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서는 “트럼프의 ‘가자지구 점령(take over)’과 ‘강제 추방’ 계획이 이스라엘의 ‘인종청소’를 옹호하는 것이자, 미국이 반인도적인 범죄를 저지르겠다는 공개적인 선언”이라며 “황당무계하고 위험한 주장은 결코 실행될 수 없다. 국제법의 종말을 고하는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목소리 높였다.
지난 4일(현지시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친 뒤,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가자지구는 미국이 점령(take over)하고 소유(own)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이들 단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자지구 주민들을 요르단, 이집트 등 주변국에 재정착시키고 가자지구를 개발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는 이스라엘의 ‘인종청소’를 옹호하는 주장이자 노골적인 국제법 위반 행위이다. 더불어 중동 지역의 반발을 일으키고, 더 큰 혼란을 야기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스라엘은 미국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지난 15개월 동안 가자지구 집단학살을 실시해 왔다”며 “미국은 이스라엘의 최대 군사 원조국으로,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 방미 기간에 맞춰 약 10억 달러 규모의 이스라엘 무기 지원 승인을 의회에 요청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스라엘과 더불어 미국도 가자지구 집단학살의 공범”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이스라엘의 ‘인종청소’에 동조하지 마시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문을 통해서도 "팔레스타인과 중동 지역의 평화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불법 점령 종식을 통해서만 이룰 수 있다"며 "미국이 팔레스타인 평화를 위해서 해야 하는 일은 이스라엘이 하루빨리 불법 점령을 끝낼 수 있게 이스라엘을 압박하는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서는 아래와 같은 가자지구 여성활동가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우리는 이미 1948년 이스라엘 건국으로 인해 강제추방을 경험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자식들을 더 이상 볼 수 없을까봐 두렵다.(중략) 우리는 우리의 땅에서 존엄하게 살 수 있는 자격이 있다. 세상은 트럼프의 발표에 반대하며 행동에 나서야 한다. 가자는 다시 생명을 원한다. 우리는 우리의 땅에서 반드시 살아야 한다.”
![]() ▲ 팔레스타인긴급행동 회원들이 지난 2일 오후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 팔레스타인긴급행동 |
다음은 트럼프의 ‘가자지구 점령’ 계획 규탄 기자회견문이다.
가자지구는 팔레스타인 땅이다!
트럼프의 ‘가자지구 점령’과 ‘강제 추방’ 계획 강력히 규탄한다!
2월 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가자지구는 미국이 점령(take over)하고 소유(own)하겠다”고 말했다. 가자지구가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매우 불행한 곳”이라고 언급하며,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다른 지역에 재정착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의 ‘인종청소’를 옹호하는 것이자, 미국이 반인도적 범죄를 저지르겠다는 공개적인 선언이다. 미국은 가자지구를 ‘소유’할 그 어떤 권리도 자격도 없다.
팔레스타인인들을 가자지구에서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추방’해야 한다는 황당무계하고 위험한 주장도 결코 실행될 수 없다. 트럼프가 제시한 ‘해결책’은 중동 국가들 사이에 반발을 불러일으켜 중동 전역을 더 큰 혼란에 빠뜨릴 뿐이다. 우리는 이스라엘의 집단학살과 ‘인종청소’에 공모하며 팔레스타인뿐 아니라 전 세계 평화와 국제 질서를 위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강력히 규탄하며, 국제사회가 반인도적 범죄를 저지르고 공모하는 이스라엘과 미국에 반드시 책임을 묻고 그에 합당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한다.
그동안 미국은 이스라엘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막대한 양의 무기를 지원하며 가자지구 집단학살에 공모해 왔다. 즉각적인 휴전을 요구하는 유엔 결의안에 번번이 기권 또는 거부권을 행사했다. 지난 15개월 동안 미국산 무기는 가자지구를 산산조각 내고, 6만 명 이상의 가자 주민들을 살해하는 데 기여했다. 그러더니 이제는 미국산 무기로 폐허가 된 가자지구를 “사람들이 살 수 없는” “철거 현장(demolition site)”이라고 주장하며,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영구적으로 쫓아내고, 미국이 가자지구를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제2의 나크바이자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땅에서 자행한 집단학살을 완성하는 반인류적 범죄이다.
이스라엘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전쟁 범죄에 공모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 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은 면적이 작은 나라”라며, 이스라엘의 서안지구 점령 계획에 대해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4일(현지시간)에는 유엔인권이사회(UNHRC)가 “시리아, 이란, 북한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결의안을 통과시켜 이스라엘을 비난했다”며 유엔인권이사회가 이스라엘에 편향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에 대해서는 아무 근거 없이 UNRWA 직원 상당수가 하마스 전투원이라고 주장해 온 이스라엘의 주장을 그대로 인정하며, 두 기구의 탈퇴 행정 명령에 서명하기도 했다. 전쟁범죄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 체포영장이 발부된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를 백악관으로 부르는 것도 모자라 노골적으로 이스라엘의 전쟁범죄를 옹호하며 행위에 공모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도하고 국제법의 종말을 고하는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 가자지구는 팔레스타인 땅이다. 제2의 나크바는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된다. 팔레스타인과 중동 지역의 평화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불법 점령 종식을 통해서만 이룰 수 있다. 미국이 팔레스타인 평화를 위해서 해야 하는 일은 이스라엘이 하루빨리 불법 점령을 끝낼 수 있게 이스라엘을 압박하는 것뿐이다. 국제사회 역시 이스라엘과 미국의 ‘인종청소’ 공모를 결코 용납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트럼프의 폭거적 선언이 현실이 되지 않도록 팔레스타인과 연대하여 끝까지 행동할 것이다.
2025년 2월 6일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