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약용은 태초에 마을사람들끼리 다투면 그것을 해결해 줄 사람이 필요해서 이장을 뽑고, 그 이장들이 모여서 군수를 뽑고 그 군수들이 모여서 도백을 뽑고 그 도백들이 모여서 왕을 뽑기 때문에 왕의 뿌리는 마을사람이라고 주장하였다. 이 때문에 왕을 비롯한 관료들은 민을 위한 정치를 해야지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정치를 해서는 안된다고 당시 사회를 비판하였다. 만약 나라가 작았다면 민이 직접 왕을 뽑았다고 주장했을 것이다. 마치 근대민주주의 선구자인 제네바의 루소가 주장했던 것처럼. 이 때문에 민주주의는 서양에서 시작되었다고만 보기가 어렵고, 동서양의 보편적인 통치형태였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민주주의를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잘 시행해 와서 최근 수년 동안 이코노미스트는 완전한 민주주의의 국가라고 평가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대만과 함께 오직 세 나라 뿐이다. 이러한 자부심으로 가득 찬 국민들 앞에서 반민주주의 세력들이 무장한 채 갑작스럽게 튀어나왔는데 바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이다. 물론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가결되어 3시간 만에 종료되었으나 윤대통령은 여전히 사과 한마디 없이 “탄핵과 입법 농단, 예산 농단으로 국가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무도한 행위를 중지하라”고 요구하였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하여 대화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는 비상계엄을 통해 해결하려고 했다. 물론 그 이면에는 디올백을 받고 도이치모터스의 주가조작에 관련되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부인 김건희를 보호하려는 의도도 있었다. 국민을 위한 통치를 하라고 국민들이 뽑아 주었는데 자신의 부인만을 위한 통치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그의 행위를 보았다면 정약용은 뭐라고 말했을까? 아마도 무덤 속에서 벌떡 일어나 대통령이 아닌 한집안의 가장으로만 살라고 호통쳤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