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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시대 4대강국 패권정치, 한반도의 진로를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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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현
기사입력 2022-07-17

원로 언론인이 언론관련 서적이 아닌 한반도를 둘러싼 미국, 일본, 중국 등 강대국들의 국제 정세를 파악하고 대안을 밝힌 책을 냈다. 김영호(78) 언론인의 <태평양시대의 세계패권)(2022년 5월, 도서출판 뱃길)은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정세를, 4대 강대국을 통해 바라보고 있다.

▲ 원로 언론인 김영호가  진단한 <태평양시대의 세계패권>과 한반도의 전략 표지     © 도서출판 뱃길 2022.

 

김영호의 ‘태평양시대의 세계패권’은 건국 100년만에 초강대국으로 등극한 미국의 잠재력은 무엇인지, 개항 50년만에 해양강국으로 부상한 일본의 돌파력은 어디에서 나왔는지, 패망 100년, 개방 30년만에 G-2로 굴기하여 세계유일의 최대강국 미국과 자웅을 겨루는 중국의 저력은 무엇인지 짚어본다. 그것은 세계역사의 중심축이 태평양으로 옮겨온 상황에서 4대 강대국에 포위된 한반도의 생존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시사성을 갖는다.

 

21세기 들어서도 한반도를 둘러싸고 4대 강대국이 벌이는 치열한 각축전이 19세기 말엽 한반도 주변의 격동하던 국제정세를 상기시킨다. 이 책은 부제가 말하듯이 미국의 서부개척, 일본의 해국일본(海國日本), 중국의 중화사상을 통해 대항해 시대 이후의 동아시아의 시대상황을 뒤돌아본다. 또 20세기 진입을 전후해 한반도를 놓고 벌어졌던 국제정세를 토대로 21세기 태평양 시대 세계패권의 향방을 내다본다.

 

영국과 독립전쟁을 벌여 승리한 미국이 프랑스한테서 애팔래치아 동부 대평원(Prairie)인 루이지애나를 매입해 식량강국으로 도약했다. 전쟁을 통해 멕시코 땅의 절반을 반강제적으로 사들여 태평양 연안으로 진출했다. 알라스카를 러시아한테서 매입한 데 이어 스페인과도 한판 승부를 벌여 필리핀과 쿠바 등을 손에 넣었다. 한 순간에 미국이 태평양 시대를 개막하는 동시에 강대국으로 등극했다.

 

일본이 16세기 중반 중국 난파선에 실려 있던 포르투갈 조총과 조우했다. 이어 대포를 장착한 네덜란드 난파선이 일본해안에 표착했다. 그 두 척의 난파선이 일본의 국운을 바뀌어 놓았다. 일본은 유럽의 총포술-조선술을 열심히 배우더니 어느 날 해양대국으로 우뚝 일어섰다. 러시아와 중국을 격파한 일본이 자만에 빠진 나머지 미국과 자웅을 겨룬다며, 하와이 진주만 해군기지를 기습했다가 원자탄의 위력 앞에 바짝 엎드렸다.

 

남중국해에서는 서세동점(西勢東漸)의 시대를 알리는 서방열강의 함포사격이 날로 요란해지고 있었다. 하지만 중국은 세계의 중심이라는 중화사상의 미몽에서 깨어나지 못한 채 그 포성에 귀를 닫고 있었다. 중국이 끝내 그 포성과 내란에 휩싸여 자멸하더니 100년간에 걸쳐 굴종의 세월을 살았다.

 

외딴나라처럼 유리되어 있던 조선은 격동하는 바깥세상의 동태조차 엿보려 하지 않았다. 중국의 망조도 일본의 융기도 몰랐던 조선이었다. 그 때 총 한방 쏘지 못한 채 패몰한 조선은 일본의 압제에 시달리다 2차 세계대전 종전과 더불어 해방을 맞았다. 나라가 두 동강나 동족상잔을 벌인지도 어언 70년이 지났다. 어제의 승전국 미국과 패전국 일본이 공산주의 팽창을 저지한다며 손을 잡았다.

 

미국은 태평양 전쟁의 시기만 빼고 100년 동안 일본과 밀월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 맥락에서 중국봉쇄를 노린 미국-일본동맹도 이뤄졌다. 그에 맞서 G-2로 굴기한 중국이 세계패권의 재편을 노리고 나서 태평양에 거대한 파랑이 일고 있다. 공산주의 종주국 시절을 못 잊는 러시아도 두만강을 넘나보고 있다. 한 세기 이전에 강대국의 사냥터로 전락했던 조선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쟁탈전이 되살아 날 조짐이다.

  

그 틈새를 비집고 북한이 핵탄을 두 손에 들고 한반도를 위기국면으로 몰아간다. 그에 따라 태평양 시대의 세계패권을 놓고 벌어지는 강대국의 각축전이 날로 격화하고 있다. 그 태풍의 눈 한 가운데에 한반도가 갇힌 형국이다. 4대 강대국에 포위된 한반도의 숙명적 선택은 스스로 힘을 키우는 부국강병뿐이다. 하지만 지도력 부재의 한국은 좌표조차 잃은 채 표류하고 있어 그 모습을 이 책이 담아냈다.

4대 강대국에 포위된 한반도의 숙명적 선택은 스스로 힘을 키우는 부국강병뿐이다. 하지만 지도력 부재의 한국은 좌표조차 잃은 채 표류하고 있어 그 모습을 이 책에 담아냈다. 어느 누구보다 정부당국자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저자는 언론광장 공동대표를 역임했고, <건달정치 개혁실패>, <경제민주화시대 대통령> 등의 저서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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