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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민주주의가 약자들의 삶을 바꿀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가능성은 정치가 약자를 대표하려는 노력을 통해서만이 현실이 된다.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정치의 의무이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정치 산문집 <정치의 의무>(2019년 11월 북노마드>를 냈다. 그는 1985년 입사한 구두약 공장을 시작으로 노동운동에 뛰어들었고, 2003년 진보정당에 몸담으면서 정치적 소수자와 사회약자들의 삶을 바꾸기 위해, 몸소 실천에 옮기고 있다.
이 책은 정치인들이 흔히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멋지게 꾸민 책과 다르다. 조그마한 포켓북을 통해 진정한 그의 삶과 철학 그리고 정치인으로서 실천해야 할 소신들을 담았다고나 할까.
늘 그 자리에서 말없이 있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는 그의 꿈이라고 밝히고 있다. 더워도 추워도 불평하지 않고 오로지 뿌리에 힘을 쏟는 나무 같은 정치인으로 살고 싶기 때문이다.
그가 정치를 하게 된 동기는 언니 때문이었다. 지난 2003년 형부가 갓 3살이 된 중증발달장애인 아들을 두고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발달장애인을 둔 엄마는 스트레스로 인해 60세를 살기 어렵다’는 말을 누군가에게 전해들은 언니는 ‘나중에 자신이 죽고 나면 아이를 돌봐달라’며 좋은 보험 상품을 들고 싶다는 말을 했기 때문이다.
“나는 언니의 손을 잡고 ‘이런 보험에 들 필요가 없게, 국가가 이 아이를 책임지는 사회를 10년 안에 만들겠다. 진짜 정치를 해야 되겠다고 마음먹는 순간이었다. 나는 정치적 소수자,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치를 할 것이다. 소수자에게 여전히 미완성인 대한민국 정치를 완성시키는 그날까지 앞만 보고 달릴 것이다.” - 본문 중에서
특히 이 의원은 현재 대한민국 경제의 위기를 ‘생산과 성장의 위기’가 아니라 ‘분배와 정의의 위기’로 내다봤다.
“임금소득 상위 0.1%는 하위 10%의 1000배, 상위 0.1% 대기업이 전체 기업소득의 54%를 가져간다. 아무리 노력해도 따라잡을 수 없는 사회에서 암호 화폐와 부동산 갭투자만이 청춘의 희망이 되고 있다” - 분문 중에서
그는 또한 부동산 기득권을 가진 국회의원, 장관, 청와대 참모진 등의 자발적인 자기성찰과 자기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청와대 참모진과 장관급 공직자의 35%가 다주택자이다. 국회의원 119명이 다주택자이며, 74명은 강남3구에 집이 있다. 국민의 3.4%만이 강남에 살지만, 국회의원 24.6%가 강남에 집을 가지고 있다. 누가 뭐래도 장관, 국회의원 다수가 국민의 눈으로는 부동산 기득권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이 정책결정권자의 주장을 신뢰할 수 있을까? 자발적인 1주택을 실천해서 우리 안의 기득권부터 해체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집을 팔아 2주택에서 1주택자가 됐다, 국회와 정부 성원의 자발적인 1주택은 어떤 정책보다 가장 확실한 부동산 개혁의 신화가 될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이 의원은 평등과 공정의 경제를 위해 4대 원칙을 제시했다. ▲땀과 땅의 대결에서 승자는 땀이어야 ▲확장적 재정정책 전환과 사화안전망 구축 ▲녹색 뉴딜정책 ▲과감한 복지 확대 등이다.
청년 정치와 관련해 독일 기민당과 사민당처럼 14세부터 당에서 당직을 맡을 수 있는, 10대 시절부터 정당 활동을 해 스무 살 정도면 정치인의 책임을 다할 그런 청년정당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우리는 4.19 때 중·고등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정치역할을 하는 것에 겁먹고 입시교육으로 그들의 정치활동을 금지시켰다. 대학에서도 교양수준으로 정치를 배울 뿐 직업으로 생각하는 청춘은 거의 없다. 지금이라도 정당 활동 가능연령을 낮춰야 한다. 우리도 선진국처럼 13~14세부터 정당 활동을 시작할 수 있는 과감한 제도개혁이 필요하다.” - 본문 중에서
그는 선거법을 개정으로 연동형비례대표제를 도입해 국회의원을 뽑으면서 청년정치인을 30%까지 공천을 해야 진정한 정치개혁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이외에도 여성, 성소수자, 비정규직, 장애인,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등의 현안과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 정착에 대해서도 진솔하게 기술했다.
책은 ▲이정미, 노동운동에서 진보정당으로 ▲이정미, 얼굴 없는 시민들과 함께 ▲이정미, 포스트 노회찬 ▲이정미, 내일의 정치 등의 주제로 구성됐다.
현 20대 국회의원 비례대표로 당선된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오는 2020년 4월 총선에서 험지인 인천 연수구을(송도)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정미 의원은 1966년 부산에서 태어나 인천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인천 박문여중과 인성여고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 입학해, 한 때 기자의 꿈을 꾸기도 했다. 전태일이라는 사람을 알게 되면서 대학을 그만뒀다. 구두약 공장을 시작으로 노동운동을 시작했다. 2003년 민주노동당에 입당해 정당정치에 입문했다. 20대 국회에서는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일하고 있다. 또한 국회기후변화포럼 책임연구원, 동물복지국회포럼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박근혜대통령탄핵추진위원으로 활동했고, 지난 7월까지 임기 2년의 정의당 대표를 역임했다. 2019년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우수의정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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