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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보다 환자가 중요... 간호사 천직으로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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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관
기사입력 2011-02-06

▲ 윤미경 간호사     © 김철관
“설 연휴기간 아픈 환자를 돌보면서 근무를 하는 것도 퍽 괜찮은 것 같아요. 간호사를 천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설 연휴 마지막 날인 6일 오후 서울 도봉구 쌍문동 한일병원 5층 신경계 병동 집중치료실에서 한 환자의 배설물을 치우고도 환한 미소로 근무에 임하는 윤미경(39) 간호사. 그를 6일 오후 4시 잠시 병원 로비에서 만나 대화를 나눴다.

그는 “명절 날 근무시 환자 가족들이 음식을 챙겨줄 때, 고향을 갔다 온 것처럼 너무 좋다”면서 “환자들이 건강이 많이 호전돼 ‘고맙다’는 말을 연신 할 때 간호사로서 자부심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윤 간호사는 지난 94년 공채로 입사해 15년째 환자를 돌보고 있는 베테랑급 간호사이다. 신경계 병동 20명의 간호사 중 세 번째 고참 간호사이기도 했다. 현재 교대근무(4조 3교대)를 하면서 주야로 뇌경색, 뇌출혈 등 신경계 환자를 주로 돌보고 있다.

“입사한 뒤로 VIP환자실, 내과 중환자실, 정형외과, 신경계 병동 등을 거치다 보니 벌써 15년이 지났네요. 입사 동기들은 대부분 진급을 해 일근을 하고 있지요. 그렇지만 부럽지 않습니다. 나도 언제 가는 일근을 하면서 가족과 여가를 즐길 날이 오겠지요.”

그가 동기들 보다 진급이 늦은 것은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는 것이다.

“지난 2007년 둘째 아이를 출산하고, 2008년 의료기관 평가 때문에 나름대로 바빴어요. 그런데 심한 감기 증상이 오더니 몸이 굉장히 피곤하더라고요. 다른 병원으로 가 진단을 받아보니 ‘갑상선암’이라고해요. 정말 놀랐어요. 지난 2009년 2월 수술을 했지요. 4~5개월 휴직을 했습니다.”

특히 간호사 생활을 하면서 가장 큰 고충은 환자와 의사소통이 안 될 때라고 강조했다.

“환자나 가족들이 막무가내 낫지 않는다면서 욕과 화부터 낸 분이 있어요. 환자가 아프니 조급해 그렇겠지만, 간호사들은 모든 환자를 다 돌봐야 되잖아요. 여러 환자들이 있는데 본인 생각만하고 오해하면서 재촉할 때 정말 난감해 집니다. 하지만 의료도 고객(환자)을 위한 서비스직이니 정중하게 ‘죄송하다’라고 할 수 밖에요. 환자와 소통이 안될 때 가장 힘들어요.”

윤 간호사는 직업 때문에 가족에 대한 미안함도 있다고 서슴없이 말했다.

“야간근무를 마치고 돌아오면 피곤해 아이들을 챙기기가 정말 힘들어요. 그래서 곧바로 잠이 들지요. 엄마를 기다렸던 두 딸 예원(8)이와 예린(5)이가 또다시 방치돼 자기들끼리 놀게 돼요. 또 평범한 직장인인 남편은 주5일제이기 때문에 주말에 쉬게 되요. 제가 교대근무다 보니 주말에 근무를 하게 될 때가 많아요. 주말을 함께 즐겁게 보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미안하지요. 주말이면 남편이 청소와 설거지를 하면서 많이 도와줘 고마울 뿐이지요.”

▲ 윤미경 간호사     © 김철관

그에게 신묘년 새해 꿈을 물었더니 단박에 ‘여가 생활’을 하고 싶다고 피력했다. “교대근무를 하지 않고 일근하면서 가족과 함께 공연, 강좌 등 문화생활을 하고 싶어요. 지금은 교대근무라서 도저히 할 수 없었는데, 주5일제 근무인 일근을 하면 가능하겠지요. 일근 근무를 바라고 있는데 잘 될지 모르겠어요.”

마지막으로 그는 “간호사는 병원에 있어야 간호사답다”면서 “평생 간호사를 천직으로 생각하고 싶다”고 말했다. 경북 예천 출신으로 전문대학을 졸업한 후, 병원을 다니면서 4년제 간호학과를 마쳤다. 현재 서울 도봉구 쌍문4동이 집인 그는 가족으로 남편과 두 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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