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행복의 나라’는 10.26 대통령 암살 사건과 12.12사태를 관통하는 재판을 주요 소재로 다루고 있는 영화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가려진 인물들을 재판을 통해 영화적으로 재구성한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을 소개하는 영화로, 천만 관객을 동원 한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추창민 감독이 연출했다.
‘행복의 나라’는 1979년 10월 26일, 대통령 암살 사건이 발생하고,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정보부장 수행비서관 박태주(이선균)의 변호를 맡은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든 정인후(조정석) 변호사의 재판 과정과 부정 재판을 주도하며 위험한 야욕을 위해 군사반란을 일으키는 거대 권력의 중심인 합수단장 전상두(유재명)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사건 발발 30분 전, 정보부장으로부터 무슨 일이 생기면 경호원들 제압하라는 명령을 받은 박태주, 그의 행동이 내란의 사전 공모인지, 위압에 의한 명령 복종인지가 법정의 쟁점으로 떠오르고, 정인후는 위압에 의한 명령 복종이므로 시해 주범과 같은 잣대에서 재판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정인후는 군인 신분 때문에 단 한 번의 선고로 형이 확정되는 박태주가 정당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고군분투하지만, 불공정하게 진행되는 재판 과정에 “이럴거면 재판은 왜 하는 겁니까!”고 분노를 터뜨린다.
정인후는 박태주가 빠져나갈 수 있는 증언을 제안하지만, 박태주는 신의를 저버릴 수 없다는 자세로 일관한다.
‘행복의 나라’는 대통령 시해 주범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군인의 규칙에 따라 오직 명령을 따랐을 뿐이므로, 명령에 충실했던 피의자들이 시해 주범과 같은 내란 음모자 혹은 주동자로 재판을 받아서는 안되었었다는 점을 정인후 변호사를 통해 설파하려 한다.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들게 된 변호사 정인후 역은, 2004년 뮤지컬 '호두까기인형'으로 데뷔한 후 ‘스프링 어웨이크닝’, ‘헤드윅''에 이어, 영화 ‘관상’, ‘엑시트’, ‘파일럿’의 조정석이 맡아, 이기기 위해서라면 거짓 상황도 스스럼없이 만들어내며 승소하기로 유명한 정인후를 연기한다.
조정석은 재판이 순탄하게 흘러가지 않을 것을 직감하지만 예상보다 더 불리하게 돌아가는 상황을 대면하고 분노하나, 굴복하지 않고 정당한 재판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혼신의 힘을 다하는 정인후 역으로 관객을 공감하게 하며 감동을 준다.
상관의 지시로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되어 재판을 받는 정보부장 수행비서관 박태주 역은, 영화 ‘탈출 : 프로젝트 사일런스’(2024), ‘잠’(2023), ‘킬링 로맨스’ (2023), ‘킹메이커’(2022), ‘기생충’(2019)의 이선균이 맡아, 자신의 변호를 맡아 고군분투하는 정인후 앞에서도 생사와 관계없이 끝까지 군인으로서의 강직함을 잃지 않는 인물을 연기해 감동을 준다.
밀실에서 10.26 대통령 암살 사건 연루자들의 공판을 도청하며 재판장에게 은밀한 쪽지를 실시간으로 보내 재판을 좌지우지며 부정 재판을 주도하는 합수단장 전상두 역은, 드라마 ‘비밀의 숲’, ‘이태원 클라쓰’ ‘도적 : 칼의 소리’와 영화 ‘소리도 없이’, ‘킹메이커’ 등에서 각기 다른 캐릭터를 100% 소화한 유재명이 맡아, 권력을 위해 재판을 움직이는 독보적인 카리스마를 선 보인다.
유재명은 10.26을 계기로 위험한 야욕을 품은 합수단장 전상두 역을 맡아, 자신만만한 정인후의 재판을 감청하며, 재판부에 실시간으로 쪽지를 건네 사실상 재판을 좌지우지하며, 단 16일간 졸속으로 진행된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을 주도하는 악역으로 역사를 돌아보게 한다.
‘행복의 나라’를 연출한 추창민 감독은 역사에서 사라진 15일간의 숨겨진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그려낸 ‘광해, 왕이 된 남자’로 호평을 받은 감독이다.
추창민 감독은 ‘행복의 나라’에서 1979년 벌어진 10.26 대통령 암살 사건과 12.12 사태, 그 사이에 존재했던 재판을 수면 위로 끌어 올려, 역사 속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숨겨진 인물과 사건 등을 뛰어난 통찰력을 바탕으로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해, 역사적 소용돌이 속에 휘말렸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을 모티브로 박태주라는 캐릭터와 재판에 뛰어든 열혈 변호사 정인후의 시선을 통해 대중들에게 흥미로운 이야기로 전달하며 묵직한 메시지까지 전달한다.
지난 8월6일 진행된 언론시사회와 기자간담회에서 추창민 감독은 영화 제목에 대해 “누구든, 어떤 삶을 살든 행복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시대를 불문하고 우리는 항상 더 좋은 행복의 나라를 꿈꾼다. 지금이 행복하다기보다는 미래가 행복한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는 의미에서 제목을 지었다”고 밝혔다.
추창민 감독은 정인후와 전상두의 대면 장면에 대해 “개인에 대한 분노가 아닌 시대에 대한 분노라고 생각한다. 그 분노는 여전히 존재한다. 우리 모두 어느 시대에나 있는 그런 야만성에 저항하고 살아가는 게 아닐까 싶다. 그러면서 성장하고 한 걸음 한 걸음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 인물보다는 시대로 치환해서 보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정석은 “정인후라는 인물이 가공의 인물이기도 하고, 그 당시 재판 기록과 그 속의 분들을 대변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이 영화를 보시는 분들이 정인후의 시점과 그를 통해 이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게 했다. 어디까지나 객관적으로 시퀀스를 접근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조정석은 전인후와 전상두의 대면 장면에 대해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 중 굉장히 큰 지분을 차지하는 장면”이라며 “그 시대에 대한 울분을 토해내는 장면이었던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조정석은 전상두 역으로 유재명을 적극 추천한 것에 대해 “그냥 형이 적격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다른 작품 촬영 당시 유재명이 ‘행복의 나라’ 시나리오를 고사한 후 다시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출연을 적극적으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유재명은 “미리 감독님께 준비가 돼 있으니 마음껏 한 번 더 가자라고 외쳐 주시면 따르겠다라고 말씀드려 정말 많이 찍었다. 가장 많이 찍은 컷은 15테이크 정도”라고 말하고, “분장을 하고 연기를 하다가 스스로 무서울 때가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전상두 역에 대해 회상했다.
이어 “영화를 보는 내내 조정석의 힘을 느꼈고, 색다른 경험이었다. 오마주를 바쳐도 될 만큼 너무 고생했고 고마웠다”고 덧붙였다.
‘행복의 나라’는 10.26 대통령 암살 사건에 대한 재판을 중심으로 펼쳐지는데, 실제 공판이 진행되는 도중 여러 차례 법정에 은밀히 쪽지가 전달되어 ‘쪽지 재판’으로 불렸으며, 유일한 군인 신분으로 단심제가 적용된 실제 인물인 박흥주 대령에게 첫 공판 이후 단 16일 만에 최종 선고가 내려져 ‘졸속 재판’이라 언급된 재판에 대해 고발한다.
한 시대와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을 통해 단지 역사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시대를 막론하고 사람이 지녀야 할 태도에 대한 이야기 ‘행복의 나라’는 8월14일(수) 개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