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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토지보상비 200억 땅부자와 로또복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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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경
기사입력 2004-01-08

1. 인생이 로또복권인가?
 
한국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대부분의 시민들이 궁금해하는 것이 있다. 부자들은 무슨 재주로 그토록 많은 부(富)를 축적하였을까? 하는 것과 자신들은 열심히 일하고 절약하는데도 불구하고 어째서 살림살이가 제자리걸음을 하는 것일까? 하는 것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수출은 사상최대치를 기록하였고 올해는 수출목표액이 무려 2000억불에 이른다고 한다. 또한 올해 무역수지 흑자 규모도 155억불을 달성하였는데 이는 한화로 환산하면 무려 20조가 넘는 엄청난 금액이다. 그런데 정말 이상하지 않은가? 이런 유례없는 무역수지 흑자에도 불구하고 가진 것이 노동력뿐인 한국사회 대부분의 구성원들과 그들의 가족들의 삶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300만이 넘는 신용불량자들이 전국에 넘쳐나고 구조조정의 칼날은 노동자들 대부분의 머리 위에 놓여 있으며 집값은 불과 몇년 새 두배이상 뛰어 올랐다. 게다가 자녀를 둔 학부모들을 악몽처럼 짓누르고 있는 사교육비의 존재!

어떠한 기업도 노동자들의 정년을 보장해 주지 않는 시대, 수도권에 아파트를 장만한다는 것은 자신의 삶 전부를 걸어야 하는 시대, 자녀들의 학원비를 마련하기 위해서 파출부로 일해야 하는 시대가 바야흐로 도래한 것이다. 한마디로 한국사회에서 몸뚱아리-경제학적으로는 노동력-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로또복권에 당첨되지 않는 한 풍요롭고 안락한 생활을 꿈꿀 수조차 없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한국사회에서 살아가는 대부분의 구성원들에게 인간다운 삶,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삶은 이루어질 수 없는 꿈에 불과한가?

위의 질문에 대한 답변은 "아니오"이다.
최근에 나온 아래 기사를 보면 "아니오"라고 답한 이유에 대해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판교 토지보상에 212억 '땅부자' 탄생> 

(성남=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 22일부터 보상이 시작된 판교 택지개발예정지구편입토지에 대한 보상금 총액이 2조원이 넘으며 이 가운데 200억원대 보상금을 받는 토지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경기도 성남시와 토지공사, 주택공사 등에 따르면 판교지구에 토지 6천689평이 편입되는 A씨는 이번 협의보상에 응할 경우 토지보상금으로 212억여원을 지급받는다.

A씨는 판교지구에 17대째 살고 있는 토박이 농부로 편입 토지 대부분이 분당과 인접한 대지여서 평당 평균 317만원 가량의 보상가격을 책정받았다.

A씨는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땅에 평생 농사를 지어왔다"며 "앞으로 보상금을 어떻게 사용할지 좀더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공동시행기관 보상부서 관계자는 "법인 토지의 경우 600억원대 보상가격이 책정된 곳은 있지만 개인으로는 A씨가 가장 많은 보상금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판교지구 토지보상 규모는 전체 편입면적에서 국.공유지 무상수용분을 제외하고 관리구역별로 토공(경기도 구역 포함)121만6천평에 1조2천200억원, 주공 64만8천평에 7천322억원, 성남시 45만평에 5천120억원 등 모두 231만여평에 2조4천여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건물 등 지장물 보상은 감정평가가 진행 중이며 내년 1월에 협의보상이 시작될 예정이다.

위의 기사가 의미하는 바는 참으로 의미심장하다. 즉 위의 기사를 보면 한국사회 구성원들이 생산한 사회적 부가 분배되는 방식과 구조에 대한 단초(端初)를 얻을 수 있다. 위 기사에 등장하는 농부는 틀림없이 성실하고 농사일밖에 모르는 정직한 사람일 것이다. 언뜻 보면 물경 200억이 넘는다는 토지 보상금이 묵묵히 농사만 지었던 한 개인에 대한 사회의 선물일수도 있고 예고 없이 찾아온 횡재(橫財)일 수도 있을 것이다. 마치 로또복권에 당첨된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국민경제 및 분배구조의 차원에서 보면 위와 같은 토지수용에 대한 과도한 보상은 엄청난 악영향을 불러온다고 할 것이다. 즉 사회 인프라-도로, 철도, 항만, 교량, 택지 및 공업용지 공급 등등 -를 구축하는데는 필연적으로 막대한 토지수용이 불가피한데 위와 같은 과도한 보상비용은 고스란히 국가재정에서 지불되는 것이며 그 피해는 대부분의 사회 구성원들에게 돌아간다.

▲판교신도시 예정지에 한 세입자의 집     ©한겨레
위의 기사에서 적시한 판교 신도시 건설 관련 토지 수용이 좋은 예인데 판교 택지개발예정지구편입토지에 대한 보상비만 무려 2조원이라고 한다. 이는 작년도 무역수지 흑자 중 10%에 해당하는 천문학적 액수이다. 이렇게 과도한 토지보상비는 고스란히 조세의 형태로 국민들에게 부담될 뿐만 아니라 매우 높은 수준의 건설비용을 발생시켜 주택 구매자들과 세입자들에게 역시 그 부담을 전가시킨다. 또한 수용되는 토지에 살고 있던 영세상인들과 세입자들은 말그대로 자신의 대지에서 추방되는 운명에 봉착하게 되는 것이다. 한마디로 위와 같은 방식의 토지 수용은 대토지 소유자들만이 그 혜택을 전유(專有)하는 부정의하고 비효율적인 제도인 것이다. 물론 한국사회의 구성원들이 생산해 내는 사회적 부(富)가 토지수용에 대한 과도한 댓가로만 누수(漏水)되는 것은 아니다.

한국사회에서 생산에 참여한 구성원들에게 각자의 몫이 정당하게 분배되는 것을 저해하는 크나큰 원인은 바로 비정상적으로 높은 지대(地代)이다. 즉 비정상적으로 높은 지대(地代)는 높은 지가(地價)를 형성-강남의 경우를 생각해 보라-하며 그 혜택은 한줌도 되지 않는 토지소유자들에게, 그 폐해는 토지소유자를 제외한 사회의 전 구성원들에게 돌아가는 것이다. 위에서 지적한 과도한 토지 보상비용 역시 이러한 고지가(高地價)의 탓이다. 생각해 보건대 한 사회가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하기 위해서는 투입하는 가치(價値)보다 산출되는 가치가 더 커야 하며, 생산에 참여하는 참여자들에게 정당한 댓가가 지불되어야 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듯이 생산의 3요소는 노동, 자본, 토지-이러한 생산요소를 계급으로 분류하면 노동자, 자본가, 지주가 된다-이며 이들은 생산에 참여한 댓가를 임금, 이윤, 지대의 형식으로 수취한다. 따라서 지주가 지대를 많이 수취하게 되면 당연히 노동자와 자본가에게 돌아갈 임금과 이윤의 크기가 줄어들며 노동자와 자본가 사이에 적대적인 투쟁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작금의 한국사회의 노사관계가 정확히 위 이론을 반영하고 있지 않은가!

물론 맑시즘의 적통(嫡統)을 이었다고 자임하는 좌파진영에서는 자본이 잉여가치 생산에 기여한 바가 없으므로 자본이 이윤을 수취하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할 것이나 여기서는 이와 관련한 논의는 생략하고자 한다. 그 뿐만이 아니다. 토지를 비롯한 자연(自然)은 인간이 인위적으로 생산한 것이 아니고 처음부터 주어진 것이기에 단지 토지 등을 소유하고 있다고 해서 생산에 기여한다고 할 수는 결코 없는 것이다. 따라서 지주(地主)들이 지대를 수취하는 것은 그 지대의 많고 적음을 떠나 정의와 공평에 어긋나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 있는 부자들을 보라! 아마 십중팔구는 토지와 건물을 많이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 부자들일 것이다.

자! 이제 모두(冒頭)에 던졌던 의문이 해소되었다. 근면하고 검소한 한국사회 구성원들 대부분이 부자가 될 수 없는 이유는, 생산에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는 대토지 소유자를 위시한 부동산 부자들이 사회적 부(富)를 끊임없이 그리고 엄청나게 가로채고 있는데 그 중요한 원인이 있다.

2. 지대조세제의 도입으로 한국사회를 살맛나게 만들자!

지대조세제의 실질적이고 전면적인 도입이야말로 생산에 참여하는 참여자들에게 자신들의 몫을 정당하게 돌려줄 수 있는 유력한 장치이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가능케하는 사회적 도구이다.

지대조세제의 시행으로 인한 장점은 열거하기 힘들만큼 많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지대조세제의 실질적 구현은 지가의 하락, 안정을 가져와 토지투기가 사라지고 생산부분에 대한 투자가 활성화될 것이고, 주택가격을 낮추어 실질임금의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며, 임대료 안정으로 창업이 활발해져 실업이 상당부분 해소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간접세 등의 감면으로 인해서 상품가격도 하락할 것이며 이는 건전한 소비를 촉진시키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정책을 시행하게 되면 투기로 인해 황폐화된 사회가 근로의욕이 충만하고 창의성이 강조되는 사회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다. 지대조세제의 실질적 구현을 통해서 삶의 질이 획기적으로 향상됨을 절감한 대다수 시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동력으로 할 때에 참여정부가 추진하려는 일련의 개혁드라이브는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참여정부는 반드시 성공하여야 한다. 이는 참여정부에게 주어진 역사적 책무이다.그리고 참여정부의 성공을 지속적으로 담보하는 것은 경제개혁 그 중에서도 분배구조의 전면적 혁신이며 그 중요한 수단은 지대조세제의 실질적 구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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