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또 하나의 역사를 썼다. 1986년 국제축구연맹(FIFA) 멕시코 월드컵부터 2026년 FIFA 북중미(카나다, 미국, 멕시코) 월드컵까지 11회 연속 FIFA월드컵 본선 진출이 그 역사다. 이로서 한국 축구는 세계축구 강호 브라질(22회), 독일(18회), 아르헨티나(14회), 이탈리아(14회), 스페인(12회)에 이어 6번째로 본선 연속 진출 출전국에 이름을 올리며, 1954년 FIFA 스위스 월드컵까지, 통산 12회 본선에 진출 자부심과 긍지 고취는 물론 아시아 축구 위상을 높히는데 선두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홍명보(56)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국가대표팀(이하 홍명보호)은 지난 6일 이라크 바스라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 2026년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9차전에서 이라크를 2-0으로 완파하며 조기 본선 진출을 확정한데 이어, 10일 쿠웨이트와의 최종 10차전(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 역시 4-0으로 대파 종합전적 6승4무(승점 22) 조 1위의 호성적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분명 홍명보 감독은 지난해 7월부터 지휘봉을 잡고 1년여 만에 2024년 2월 위르겐 클린스만(61.독일) 감독 경질로 촉발된, 두 차례 임시감독(황선홍, 김도훈) 체제의 불안정한 상황을 극복하는데 성공했다.
![]() ▲ 한국축구국가댸표팀 홍명보 감독 ©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
하지만 홍명보 감독 선임의 불공정성 논란에 이어 경기 과정은, '롤러코스터‘ 같았고 경기력 또한 강팀과는 거리가 멀었다. 따라서 아직도 홍명보 감독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솔직히 한국과 함께 같은 조에 편성됐던 팔레스타인, 요르단(FIFA 랭킹 62위), 오만(FIFA 랭킹 77위), 이라크(FIFA 랭킹 59위), 쿠웨이트(FIFA 랭킹 134위)는, 선수 구성부터 팀 전력까지, 상대적으로 죽음의 조로 불렸던 일본,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묶인 C조에 비해, 난적은 물론 다크호스의 존재감 역시 뚜렷하지 않은, 그야말로 한 두수 아래 약체 팀 들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홍명보호의 이번 3차 예선 A, B, C 3개조 총 18개팀 중, 유일한 무패 성적표 가치성은 퇴색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 이유와 원인은 홍명보호가 지난해 9월 FIFA 랭킹 96위 팔레스타인과의 안방(상암월드컵경기장) 1차전부터 예상하는 달리 무득점 무승부의 무기력한 경기로 흔들리며, 6차전 팔레스타인(1-1 요르단 원정), 7차전 오만(1-1 고양종합운동장), 8차전 요르단(1-1 수원월드컵경기장) 3경기 연속 겪은 무승부 '수모'가 이를 입증한다. 이 같은 홍명보호의 졸전은 홍명보 감독의 전술, 전략 축구 즉, '색깔축구' 실종에 기인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따라서 북중미 FIFA월드컵에서 원정 16강 이상의 결과물을 얻기 위해서는, 홍명보 감독은 현 시점에서부터 본격적인 '월드컵 체제' 전환으로 인한, 확실한 전술, 전략적 '색깔축구'를 구축하지 않으면 안 된다. 홍명보 감독은 지도자로서 2014년 FIFA 브라질 월드컵에서 화려한 선수 구성에도 불구하고 실패를 맛봤다. 그 실패는 다름아닌 홍명보 감독의 '색깔축구' 실종과 무관치 않다. 옛 속담에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라는 말이 있다. 실로 이 말이 홍명보 감독에게 시사해주는 의미와 중요성은 남다르다.
다음해 FIFA 북중미 월드컵에 대비 홍명보호에 승선이 예상되는 선수는 능력과 경험을 갖춘, 유럽파를 주축으로 FIFA 브라질 월드컵 때와는 또 다른 차이점이 있는 그야말로 역대급 선수 구성이 될 전망이다. 그렇다면 3차 예선과 같이 부분, 팀 전술이 아닌 선수 개인전술로 도전장을 던져서는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기 힘들다. 두 말할 나위도 없이 홍명보호는 3차 예선에서 아시아축구 중,하위 국가를 상대로 해서도 공격의 결정력 부족과 수비의 취약성이 고스란히 노출되며 경기당 1,3득점, 1.6실점이라는 공수 불균형을 초래했다.
이 같은 득.실의 팀 전력으로는 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 참가국이 비록 48개국으로 확대됐다 하더러도 홍명보호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도전으로 간주된다. 물론 홍명보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신.구 조화를 이루며 플랜 B의 '젊은 피' 조커 활약상이 돋보였다는 점은 긍정적 요소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용병술과 여유에 의한 로테이션에 불과할 뿐, 본선 무대에서 홍명보호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승부를 결정짖는 전술, 전략적 묘수로 작용하기에는 아직 의문부호가 붙는다. FIFA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발생한다. 이에 따라 선수의 능력과 경험만으로 경기를 소화하는데는 한계가 뒤따르기 마련이다.
때문에 홍명보 감독의 전술, 전략적 '색깔축구'가 전적으로 요구되고, 한편으로 경험에 의한 경기 흐름과 분위기에 따른 맞춤 경기 운영을 필요로 한다. 분명 한 번 실패를 맛본 홍명보 감독이다. 이 실패가 더 이상 재현 되어서는 한국 축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홍명보 감독 개인에게도 지도자로서의 운명을 가늠하는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다. 다음달 경기도 용인에서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이 개최된다. 이에 홍명보 감독에게 EAFF E-1 선수 구성이 비록 K리거 및 일본, 중국 해외파로 한정적이지만, 이를 지렛대 삼아 기본적인 전술, 전략적 '색깔축구'의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과제가 뒤따른다.
이후 9월 예정되어 있는 미국, 멕시코와의 원정 2연전 평가전을 통한 '색깔축구'의 단련기에 돌입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는 오직 홍명보 감독의 의지에 의한 지도력에 달려 있어 홍명보호에게 쏠리는 관심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이어 홍명보호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대한축구협회(KFA)의 행정과 외교력을 아우르는 지원체제 구축이다. 여기에 1순위는 실전을 위한 평가전으로서 흥행을 위한 국내 위주 평가전 보다는, 해외파 선수들의 움직임의 동선까지 염두에 둔 북중미, 남미, 유럽, 아프리카 등의 원정 평가전 추진이 바람직한 측면이 있다.
이 또한 홍명보 감독의 의지에 달려있어 홍명보 감독의 책임은 브라질 FIFA 월드컵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다. 오는 12월 FIFA 북중미 월드컵 조 추첨이 실시된다. 여기에 핵심은 바로 조 추첨 시드 배정의 FIFA 랭킹 마지노선인 10월까지의 현 23위 이내 순위 유지다. 만약 이 같은 목표가 실현되지 않는다면 홍명보호는 자칫 3포트 배정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 있어 16강 이상 성적 달성은 그야말로 가시밭길의 험난함일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홍명보 감독은 쿠웨이트전 스리백 시험과 같이, 특징있는 전술, 전략적 축구 모색에 '절치부심'해야 한다는 사실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