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KFA) 제55대 회장 선거가 어느 때 보다 여론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내년 1월 8일 실시되는 KFA 회장 선거에 전. 정몽규(62) KFA 회장, 전. 허정무(69) 대전 하나시티즌 프로축구단 이사장, 전. 신문선(66) 명지대학교 스포츠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공식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혀 현재까지 3파전 구도가 형성되어 있다. 이들 3인 후보의 경력은 굳이 논할 필요성이 없을 만큼 한국 축구를 이끄는 차기 수장으로서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한국축구 발전을 위한 현실적인 선거 공약 제시에 당락이 결정될 가능성이 커 관심을 모은다. 분명 4선 도전에 나선 정몽규 후보의 기득권 벽은 탄탄하다. 허정무 후보 또한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질 정도로 의욕과 자신감이 넘친다. 신문선 후보 역시 후발 주자지만 정몽규, 허정무 후보와는 차원이 다른 마인드와 추진력이 장점으로 3인 3색의 서로 다른 뚜렷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에 현재 3인 후보의 당선 유불리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하다. 분명 정몽규 후보는 아직 구체적인 선거 공약을 발표하지 않고 있지만, 3선 연임 동안 리더십 부재와 비위 위혹 등 '불공정'에 의한 독선적 KFA 운영으로 국민적 공분을 사며 사퇴 압박까지 받고 있어, 이번 제55대 KFA 회장 선거 만큼은 상황과 여건 그리고 분위기 모두가 최악이다. 이는 지난 4일 실시된 3자 여론 조사(MBC 외)에서 4~8%의 지지도를 받았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해 준다.
지난달 11월 25일 첫 주자로서 출사표를 던진 허정무 후보는 △동행 △공정 △균형 △투명 △육성 등 5가지 선거 공약 제시와 더불어, 유소년부터 프로축구(K리그)까지 현실을 잘 알고 있다는 장점이 무기다. 하지만 핵심 공약 사항인 유소년축구 육성 부터 4가지 공약 사항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결여되어, 단지 '공약을 위한 공약'에 그치고 있다는 평가속에 선거와 무관한 이영표(47), 박지성(43) 스타플레이어 출신 선수를 거론 지지율을 의식한 포퓰리즘 전략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결국 이 같은 영향으로 여론 조사에서도 허정무 후보는 13~31%의 지지를 얻는데 그치고 있다. 한편으로 K리그2 성남 FC 대표이사 역임 후, 대학원에서 한국축구 발전을 위한 분석의 선도 역할을 하며 후진 양성에 힘쓰던 신문선 후보의 출마는 예상외 였다. 신문선 후보는 3일 '한국축구 변혁의 길을 찾다'라는 제목의 선언문과 더불어 세부 사항을 발표하고 제 55대 KFA 회장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는 정몽규, 허정무 후보와는 차원이 다른 출마 자세로서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변혁의 책임감과 사명감 발로로 읽힌다.
이후 신문선 후보가 밝힌 선언문식 선거 공약은 그야말로 현실적이고도 파격적이다. ▲KFA 조직 효율성 강화와 투명한 축구행정 구현 ▲KFA 흡수 초, 중, 고등학교축구연맹 부활▲지도자 육성 및 강습시스템 전면 검토 후 상식적 운영 ▲대학축구 상업화와 산업시장 확대(선수 진로, 기타) ▲청소년 축구 발전 및 여자축구 활성화 ▲K리그 심판 운영 프로축구연맹 이관(프로, 아마추어 2원화 체계) ▲국가대표팀 경기력 강화 ▲KFA 재정문제 해결 등을 제시했다.
뿐만 아니라 신문선 후보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K리그 디비전 제도 하위 5, 6, 7 리그 개선 생활축구 활성화 및 저변확대 ▲각 시.도 축구협회 재정 자립도 확립 방안 마련까지도 선거 공약으로 밝히고 있다. 이는 한국 축구 현안 문제점에 의한 비전을 꿰뚫고 있지 않고서는 제시할 수 없는 선거 공약으로 실로 정몽규, 허정무 후보와는 차원이 다른 구체적이고도 현실적인 선거 공약이 아닐 수 없다.
때문에 여론 조사에서도 신문선 후보는 정몽규, 허정무 후보를 큰 차이로 따돌리며 61~66%의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어, 약 200여명의 선거인단은 물론 현장의 지도자, 선수, 심판, 기타 그리고 축구인과 국민들이 기울이는 관심은 지대하다. 한 때 KFA 문제점과 전. 정몽규 회장의 독선적 KFA 운영에 쓴소리를 쏟아내며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변화와 개혁을 외친 신문선 후보다.
그렇지만 현실에서의 신문선 후보 쓴소리는 이제 한국 축구의 변혁 필요성과 맞닫아 있다는 인식에 공감하고 있다. 따라서 신문선 후보는 전. 정몽규 회장의 KFA 체제를 '불량식품'으로 간주하기에 이르렀다. 이쯤되면 한국축구가 얼마 큰 중병에 걸려 있는지를 알고도 남음이 있다. 전적으로 차기 회장 선택은 당연직 대의원(각 시도축구협회장, K리그1 임원, KFA 산하 4개 연맹)과 지도자, 선수, 심판, 기타의 몫이다.
그러나 200여명의 선거인단 몫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약 5,000천만 국민의 몫이다.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하고 위기에 처한 한국 축구를 구하기 위해서는 단언컨대 이번 제 55대 KFA 회장 선거에 달려 있다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 이에 선거인단의 현명한 판단이 요구된다. 선거에서 승리를 위해 말로 비판하는 것은 쉽다. 하지만 현실을 바꾸는 것은 말이 아니라 선거 공약을 실천하려는 의지에 따른 강력한 추진력과 리더십이다.
따라서 구체적이고도 세부적인 비전의 선거 공약을 제시한 후보에게, '당선'의 왕관이 씌여져야 한다는 논리에 설득력이 실린다. '붉은 꽃은 열흘을 가지 않는다' 정몽규 후보와 허정무 후보는 KFA 회장과 부회장 출신으로 서 한 때 화려한 붉은 꽃을 피웠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축구인, 축구팬, 국민과는 등을 돌린 채, 한국축구 발전을 위한 소통에 눈을 감고 귀를 막았다. 때문애 현실의 한국 축구에 봄이 와야 한다는 목소리는 백을 넘고, 천을 넘고, 만을 넘는다.
실로 한국축구의 미래가 걸린 이번 KFA 회장 선거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