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는 2024년 한글날 한글주간에 "‘언어문화 개선을 위한 10대 실천과제’를 발표하고 ▴아름다운 우리말 일상 환경 구축, ▴언론·방송 보도 용어 개선, ▴온라인 국민 참여 형 행사(캠페인) 추진, ▴청소년 국어능력 제고, ▴공공기관의 쉽고 바른 우리말 사용 들 5대 분야에 대한 과제로 구성했다."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바로잡아야 할 것은 잘 짚었는데 발표문부터 "구축? 제고?"처럼 어려운 일본한자말로 되어있어 섭섭하다.
요즘 학생들이 한자말을 모른다고 문해력이 떨어지니 어쩌니 말이 많은데 정부부터 이렇게 일본 식민지 국민교육으로 길들고 뿌리내린 일본 한자말을 자꾸 쓰고 있으니 말글문제가 더 꼬인다. 한글이 살고 빛나려면 이런 일본 한자말부터 버리고 쉬운 우리 토박이말을 살려서 써야 하는데 교과서와 공공기관 알림 글부터 왜말(일본한자말)을 자꾸 쓰니 국민들과 학생들이 배우고 쓰게 된다. 그래서 우리말을 살리고 한글을 빛내는 일에 일생을 바친 사람으로서 한글날을 보내면서 오늘 우리가 한글을 빛내고 우리말을 살려서 나라를 일으킬 길이 무엇인지 밝힌다.
그래도 올해 "한글 괜찮아?"라는 구호는 괜찮았다. 그렇지만 한글은 일본 강점기에 일본 식민지 국민교육으로 길든 왜말을 그대로 쓰는데다가 요즘은 미국말이 판치고 있어 죽을 맛인데 한글과 우리말을 한번 걱정하고 생각할 기회를 주었기 때문이다. 유인촌 장관이 한글단체 대표들과 한 마음으로 한글과 세종정신을 살리려고 하는 것도 괜찮았다. 그러나 그 구호도 한글날 한번 떠드는 말로 그치니 아쉽다. 좀 더 세차게 꾸준히 우리말을 살리고 한글을 빛낼 일을 해야 한다. 2013년 문체부 김혜선 국어정책과장은 한글날 공휴일 지정에 힘쓰면서 언어문화개선운동을 힘차게 한 일이 있다. 그건 한글을 빛내고 우리말을 살리는 모범 사례인데 그 뒤 문체부 국어정책과장과 장관이 바뀌면서 흐지부지 되었다. 국어정책을 일어버린 지난 10년이었다.
그래서 우리 말글살이가 몹시 어지럽게 되었고 제멋대로다. 영어 마구 쓰기는 이제 손을 대기 힘들 정도다. 간판은 한글로 써야한다는 옥외광고물관리법이 있지만 지키지 않는다. 우리말을 살리고 바르게 써야한다는 국어기본법이 있지만 마찬가지 있으나마나다. 지키지 않으면 처벌한다는 조항이 없어서다. 일반인들은 말할 것이 없고 요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기관 알림 글까지 영어를 마구 섞어서 쓰고 일본 한자말이 가득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도시요 한글과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이 태어난 서울시가 앞장서서 우리말글살이를 어지럽히고 있다.
부산시는 부산 출신 김영삼 대통령이 영어 바람을 일으킨 것이 잘한 것으로 아는지 부산시를 영어상용도시로 만든다고 나대더니 새로 생기는 마을 이름을 영어로 짓겠다고 한다. ‘달맞이길’이란 우리말 길 이름을 ‘문텐로드’라고 외국말로 바꿨다. 이 또한 국어기본법을 어긴 것이다. 그래서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은 서울시와 부산시를 우리말 으뜸 헤살꾼으로 뽑아 그 잘못을 알려주었으나 듣지 않는다. 거리 영어 간판은 자꾸 더 늘어나고 아파트이름이나 회사이름 또한 영문으로 짓는다. 한글이 짓밟혀 죽고 있다. 정부가 이러면 국회나 지방자치의회가 법을 지키도록 안 지키면 처벌한다는 법조항을 만들어서라도 바로잡아야 하는데 모른 체한다.
한글학회 선열들이 일제 강점기에 목숨까지 바치며 지키고 갈고 닦은 한글, 대한민국을 세운 뒤에도 국민이 일본한자말을 일본처럼 한자로 쓰자는 자들과 문자전쟁을 해 한글을 지키고 살렸다. 그래서 이제 신문이고 책이고 한글을 많이 쓰는 나라가 되었다. 그러나 행정, 교육, 학술, 전문 용어가 거의 일본 식민지 국민 교육으로 길든 한자말을 그대로 쓰고 있어 한글이 빛나지 못하고 있다. 요즘 언론에서 학생들이 한자말을 알아보지 못한다고 떠드는 “우천 시, 서행, 금일”들이 바로 왜말(일본한자말)이다. 한자로 쓴 왜말을 우리식 한글로 쓰고 읽으니 우리말인 줄 알지만 그 한자말은 우리말이 아니다. 이 말들을 “비올 때, 천천히, 오늘”들로 바꾸어 쓰면 알아보기 쉽다. 그런데 쉬운 우리말로 바꾸는 일은 하지 않고 오히려 그 말을 알아보려면 한자교육을 하고 한자로 써야 좋다고 한다. 참으로 답답하다.
이제 한자말을 버리고 본디 있던 우리말을 살려서 쓰는 말 다듬기에 힘을 써야 한다. 조선시대까지 쓰던 중국 한자말과 일제 강점기 길든 일본한자말을 그대로 한글로 적어서 사람들이 그 한자말이 우리말인 줄 안다. 그러나 그건 거의 왜말이라 귀로 들어서 알아듣기 힘들다. 거기다가 이 왜말은 같은 소리로 나는 말이 열 개가 넘는 말도 수두룩하여 앞뒤 말 흐름을 보고 알 수 있게 해야 하는데 토막글로 쓰니 더 알아보기 힘이 들다. 이제 한글은 많이 쓰는 나라가 되었으니 한자말을 우리 쉬운 말로 바꾸는 말 다듬기를 하고 나라말을 바르고 쉽게 쓰기를 해야 한다. 그리고 외국말 마구 쓰지 않기를 해야 할 때이다.
그래서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공동대표 이대로)’은 올해 한글날에 일본 식민지 국민교육으로 길든 일본 한자말을 쉬운 우리말로 바꾸어 푸른배달말집(사전)을 낸 최한실님과 한자말을 쉬운 우리말로 바꾸어 알려주는 일을 하는 구자행님을 우리말 지킴이로 뽑았다. 그런데 올 한글날에 일부 한자 숭배자들은 엉뚱하게 학생들이 한자를 몰라서 글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다고 하니 신문과 방송 기자들은 문해력이 없다고 여기저기서 떠들고 있다. 그러니 재빠르게 경상북도도의회(박용선 국민의힘)는 한자교육 지원 조례를 만들겠다고 한다. 그리고 서울시교육청도 문해력 실태 조사를 한다고 나선다. 앞으로 어떤 교육청은 초등학교부터 한자교육을 해야 한다고 나설 것이다.
이것은 우리 말글살이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고 더 꼬이게 하는 것이다. 몸이 아프면 의사가 진단을 잘하고 처방을 잘 내야 한다. 왜 아프게 되었는지 원인을 잘 찾고 평소 바르게 살고 잘 먹어야 한다. 그런데 어린이들이 한자말을 잘 모르게 된 원인은 광복 80년이 지났는데도 일본 한자말을 그대로 쓰고, 지나치게 영어 편식교육을 하느라고 국어교육시간이 줄었기 때문이고, 앞 뒤 문맥을 알 수 없게 토막글로 줄여서 말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초등학생들에게 영어 교육보다 국어 교육을 더 잘하고 어른들이 쉬운 우리말로 글을 바르게 쓰는 것이 문제를 풀 수 있는 길이다. 이번 한글날에 정부가 낸 언어문화개선 10대 과제에도 그 내용이 있다.
그런데 언론은 초등학생들에게 한자교육을 안 해서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처럼 여론 몰이를 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초등학생들이 지나친 영어 편식 교육으로 국어공부 시간이 줄고 책을 읽고 글을 쓰지 않다보니 그런 일이 발생했는데 한자공부까지 시키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우리 어린이들만 잡는 꼴이 될 것이다. 학생들 교육문제뿐만 아니라 우리 말글살이 문제가 풀리려면 지나친 영어 편식 교육과 영어 마구 쓰기 그만하고, 일본 한자말을 빨리 우리 쉬운 말로 바꾸고, 책을 많이 읽고 글을 쓰는 교육과 시간을 늘려야 한다. 일본으로부터 해방되고 80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일본 식민지 국민교육으로 뿌리내린 행정, 교육, 전문용어를 그대로 쓴다는 것은 매우 잘못된 일이고 부끄러운 일이다.
그래도 그동안 한글을 살려 써서 우리 작가가 노벨문학상도 탔다. 이제 정부와 국민이 함께 조금만 애쓰면 우리 말글 문제도 풀리고 자주문화가 꽃펴서 진짜 자주독립국, 선진국이 될 것이다. 이제 세계 으뜸인 우리 한글을 업신여기지 말고 하루빨리 중국 한문 섬기면서 뿌리 내린 사대주의와 일본 식민지 교육으로 길든 식민지 노예근성을 뽑아버리자. 그래야 우리 말글이 살고 우리 겨레와 나라가 빛나 어깨를 펴고 살 수 있다. 그날이 오길 두 손 모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