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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폐청산 출발점은 언론과 검찰의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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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관
기사입력 2018-07-30

희귀성 복막 중피종암으로 투병 중인 이용마 MBC 기자가 지난해 10월 출판한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201710, 창비)가 대만에서 번역돼 지난 72<나는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습니다 : 한국 MBC 기자가 제공하는 거울>이란 제목으로 출판됐다. 국내 판과 차이점이 있다면 원작에다 정홍수 문학평론가의 해설을 함께 실었다는 점이다.
 
저자는 지난 2012년에 노조간부로 공영방송 정상화 투쟁을 벌이다, MBC에서 해고돼, 최승호 MBC사장이 부임한 후, 해고 5년 만에 복직이 됐지만, 현업에 복귀하지 못하고 투병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 표지     ©창비


 
지난 712일 최승호 MBC 사장이 언론개혁시민연대 운영위원들과 격의 없는 대화로 오찬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때 언뜻 생각난 언론인이 힘든 삶을 헤쳐가고 있는 이용마 MBC 기자였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지인이 이용마 기자의 대만판 책이 나왔다는 소식을 귀띔했고, 이미 구입해 책장에 놓고, 바쁜 일정을 때문에 차일피일 미루게 된 저자의 책을 최근 출퇴근 시간을 이용해 꼼꼼히 읽게 됐다.
 
특히 이용마 기자는 항암치료를 받으면서도, 지난 2017311일 저녁 제20차 국정논단 촛불집회 무대에 나와 발언을 해, 촛불시민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던 인물이다(오마이뉴스 2017312, ‘20차 광화문 촛불, 2017년 촛불권리선언 발표’).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언론이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자임했다, 기득권 세력의 이중대 역할을 했다. 적폐 청산의 출발점은 언론과 검찰의 개혁이다. 검찰과 언론의 인사권을 국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20차 촛불집회는 촛불권리선언이 발표된 의미 있는 집회였다. 촛불권리선언은 재벌체제 개혁 공안통치기구 개혁 선거제도 개혁 좋은 일자리와 노동기본권 사회복지·공공성 및 생존권 성평등과 사회적 소수자 권리 남북관계와 외교안보 정책개혁 위험사회 구조개혁 교육 불평등 개혁·교육공공성 강화 언론개혁과 자유권 등이었다. 이용마 기자가 이날 외친 검찰개혁(공안통치기구 개혁)과 언론개혁이 포함돼 있었다.
 
바로 언론과 검찰 개혁에 대한 정당성이 이용마 기자의 책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MBC뉴스 이용마입니다->에 잘 표현돼 있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탈북자 출신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노무현 대통령 남북정상회담 NLL포기 발언 등이 검찰에 의해 조작됐고, 2012년 대선에서 철저히 이를 이용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새로운 권력의 편에서 칼을 휘두르는 역할을 해 왔다. 권력의 사냥개 노릇을 하는 대신 권력의 비호를 받아 수사권을 장악하고 기소권을 독점하는 등 자신들만의 특권을 유지해오고 있다.”-본문 중에서
 
김대중-노무현 정권에서도 검찰은 권력을 위해 과거 정부의 비리인 총풍(96년 총선 앞두고 안기부가 북측에게 비무장지대 무력시위 요청), 안풍(안기부가 김영상 대통령 정치자금을 보관하다가 96년 총선 때 선거자금으로 사용), 세풍(국세청에서 이회창 후보를 돕기 위해 대선자금을 기업에게 강요) 등을 수사를 했다. 바로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검찰에 출입할 때 공안부 검사들은 노무현 정부를 빨갱이 정부로 보는 경향이 강했다. 대표적으로 박근혜 정부에서 최장수 국무총리를 지낸 황교안이다. 그는 극우 성향의 기독교 근본주의자이자 철저한 반공주의자다. 황교안은 서울지검 공안부장을 할 당시 처음 만난 나에게도 노무현 정부에 대한 적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낼 정도였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검찰상층부는 이런 극우성향의 인사들이 상당부분 장악을 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이후 이들이 정면에 등장했다.” -본문 중에서
 
언론개혁의 필요성도 망가진 공영방송 MBC 사례를 통해 저자는 강조하고 있다. 단적인 예로 삼성그룹에 대한 보도가 금기시 됐다는 것이다. 삼성은 우리나라 최대 재벌그룹으로 그 누구도 손볼 수 없는 지존이기 때문이다. 특히 저자는 삼성 이재용의 불법 상속 사실을 알게 되면서 기회가 되면 기사를 써다.
 
삼성 관련기사는 뉴스데스크에서도 많이 빠졌다. 다른 언론사 기사들까지 삼성 기사를 작성하지 않는 현실이 너무 개탄스러웠다. 어느 날 보도국 게시판에 삼성공화국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삼성과 관련한 비현실적인 일이 실제 벌어지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 대해 설명하고 비판한 내용이었다. 이글을 올린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시민사회에서 삼성공화국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사용해 어리둥절한 적이 있다.” -본문 중에서
 
당시 MBC 최대 광고주가 삼성이었기에, 비리가 있어도 경영진 차원에서 막으려고 노력했던 것이다. 언론과 기업(광고주)의 유착 때문에, 언론 본연의 임무인 권력 감시기능을 소홀히 해 비리를 눈감아준 것이나 진배없는 행동을 했다. 바로 언론개혁의 필요성이 새삼 느껴지는 대목이다.
 
언론이 바로서야 사람들이 자유롭게 목소리를 내고, 정부가 자기 역할을 하며, 사회가 발전하고 미래가 보장된다.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은 사회적 적폐청산의 출발점이다. 사회적 적폐의 궁극적인 청산은 경제민주주의, 불평등한 경제 현실을 바로 잡는 것이다.”- 본문 중에서
 

▲ 대만판     ©




특히 공영방송은 정치에서 독립을 해야 한다는 말도 강조하고 있다.
 
“MBC 방문진 이사 여야 비율 6:3, KBS이사 여야 비율 7:4라는 현재의 구조에서는 어느 정권이 들어서든 공영방송 사장을 하고 싶은 사람은 청와대와 여당에 줄을 대야 한다. 이사회 토론 내용과 상관없이 표결을 하며는 항상 여야 비율은 똑같다. 정치권에 완전 장악되어 있는 것이다.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하려면 공영방송 사장에 입후보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여야가 청문회를 실시해 지켜본 뒤, 국민대리인단이 투표를 하면 된다.”-본문 중에서
 
방송기자로서 저자의 언론관은 어떨까. 사실 TV가 만들어낸 허상이 우리사회에 너무도 많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뉴스 앵커이다. 앵커들은 본인들의 실제 모습과 달리 방송에 의해 이미지가 만들어진다. 특히 여자 앵커들의 경우 더욱 그런 경향이 있다. 여자 뉴스앵커는 미모와 지식을 겸비한 이미지를 주기 때문이다(중략). 종군기자의 이미지도 마찬가지다. 그 모든 전투 장면은 외국기자들이 촬영한 비싼 돈 주고 산 것들이다. 이것 때문에 호텔방 취재 기자가 종군기자로 둔갑한 것이다(중략). 가상현실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기자가 실제 발로 뛰어서 취재하는 것을 확인해야 한다. 발로 뛴 기사는 현장 르뽀다. 자신이 간곳 외에 다른 이야기를 하면 그건 돈 주고 산 짝퉁기사이다.”-본문 중에서
 
이와 관련해 저자는 우리나라에서 직접 취재를 지시하는 앵커는 JTBC이 손석희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손석희는 이 책의 추천자를 쓴 앵커이기도 했다.
 
또한 저자는 언론의 객관성의 기준은 사회 다수와 사회적 약자를 중심으로 보는 시각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 여당과 야당, 국회, 재벌, 검찰, 법원, 언론 등 소수 권력자에 대해서는 엄격한 시각을 유지해야 한다. 우리 사회의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언론의 일차적인 역할이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다. 바로 소수 강자에 대한 다수 약자의 견제를 말한다. 다음으로는 사회적 약자에 대해 인간적 배려를 해야 한다. 언론 그리고 우리 모두는 기본적으로 사회적 다수를 대표하면서도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시각을 가져야한다. 그래야 사회가 유지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언론의 객관성을 측정할 수 있는 지표다.” -본문 중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월호 참사 당시 한국을 방문했을 때, 박근혜 정부와 여당은 교황이 세월호 유족들을 만나지 않기를 원했다. 천주교 높은 신부 한분이 정치적 중립이라는 이름하에 이런 요구를 교황에게 전달했다. 교황은 인간적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고 대답하면서 세월호 가족들을 만나게 됐다는 것이다.
 
저자는 쌍둥이 아들, 현재와 경재를 위해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고도 했다.
 
이 책은 본래 쌍둥이 아이들을 위해 쓰기 시작했다. 병원에서 시한부를 선고받고 미래를 예측하기 힘든 상황에 놓이자 나이 어린 아이들이 가장 염려가 되었다(중략). 내가 살아온 인생을 토대로 우리 사회에 대해 간접적으로나마 알려주고 싶었다.” -서문 중에서
 
사랑스러운 현재와 경재, 너희들이 이글을 읽을 때쯤이면 벌써 스물 살 안팎이 되었겠구나. 나는 너희들이 10년 정도 지난 뒤에 이 글을 읽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너희들도 알겠지만 나는 지금 암에 걸려 언제 이 세상을 떠날지 알 수 없다(중략). 처음 암 진단을 받고 가장 먼저 떠오른 건 너희 얼굴이었다(중략). 마지막으로 너희들에게 부탁 하나가 있다. 나의 꿈을 기억해주기를 바란다. 너희들이 앞으로 무엇을 하든 우리는 공동체를 떠나 살수 없다. 그 공동체를 아름답게 만드는 것, 그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 나의 인생도 의미가 있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야 나중에 우리 모두 하늘로 돌아간 뒤에 천상병 시인처럼 소풍이 즐거웠다고 자신 있게 말할 것이다.”- 프롤로그 중에서
 
저자가 초등학교를 다닐 때 어머니가 신신 당부한 말이 3가지였다. 첫째 숙제 끝내고 놀 것, 둘째 학교 끝나면 군것질하지 말고 바로 집으로 올 것, 셋째 학교에서 반장을 하지 말 것이었다.
 
숙제를 하지 않으면 선생님에게 매를 맞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체벌이 금지되었지만 예전에는 사랑의 매라고 해 선생님들이 많이 때렸다. 오죽하면 선생님이 된다는 말을 교편을 잡는다고 했을까. 교편이란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사용하는 막대기인데, 주로 이걸로 학생을 때렸기 때문이다.
 
군것질 하지 말라는 것은 당시 음식물이 위생상 몸에 해로웠기 때문이다. 반장을 하지 말라는 것은 반장을 하게 되면 돈이 들어서이다. 반장 어머니라는 이유로 담임선생님한테 불러 다니고 만나면 촌지를 주는 것이 당연시됐기 때문이다. 사실 촌지(寸志)는 마디 촌()과 마음 지(), 여기에서 마디란 대나무 한마디를 말한다, 그 정도로 작은 마음(정성)이라는 뜻이다. 예전에는 이렇게 촌지가 우리사회의 관행이었다. 결국 소박한 촌지가 현대사회에서 뇌물 청탁의 대명사가 되면서, 촌지 철폐운동이 일어났고, 김영란법 제정에 이르게 됐다고.
 
저자 이용마는 1969년 전북 남원에서 출생해 87년 서울대 정치학과에 입학했다. 대학을 다니면서 민주화운동의 한복판을 온몸으로 경험했다. 동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를 졸업했다. 1996MBC에 입사해 사회·경제·문화·통일외교·검찰·정치 등 한국사회 전 방위를 성역 없이 취재했다. 지난 2012년 언론노조 MBC본부 홍보국장으로서 공정방송을 위한 170일 파업을 이끌었다. 이런 이유로 해고됐다. 2016년 복막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2017년 최승호 사장이 취임하면서 복직을 했지만, 현재 암투병으로 휴직 중에 있다. 부인과 슬하에 2008년에 태어난 쌍둥이 아들 현재와 경재가 있다. 2017121'공영방송 정상화 투쟁의 선봉에 서싸웠다는 공적을 인정받아 제5회 리영희상을 받았다.
 
이용마 MBC 기자의 쾌유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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