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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회장 딸 '명의회손' 협박에 “사과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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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부
기사입력 2012-04-25

 
대한항공 조현민 상무-트래블메이트 김도균 대표, '발끈 vs 불끈'
 

▲ 조현민 대한항공 상무의 트위터 글                     ©대자보


 
조현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막내딸이다. 그는 현재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 상무와 '진에어'(대한항공 자회사) 광고마케팅 전무를 맡고 있다. 김도균씨는 여행용품 전문 중소기업인 트래블메이트(Travel Mate)의 대표이다. 
 
이들 재벌 회장 딸과 중소기업 대표가 최근 트위터 상에서 일명 '배꼽 vs 명의회손' 논쟁을 벌였다. 두 사람의 설전은 누리꾼 사이에 회자되며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특히 김 대표가 23, 24일 연속 자신의 트위터에 조 상무의 공식 사과 요구를 거절하고, 결사항전 의지를 밝히면서 양측의 명예훼손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조 상무가 법적 소송 운운하며 '발끈'하자, 김 대표는 "불끈 힘내서 일하겠다"며 결전 의지를 다지고 있다.
 
승무원 유니폼 '배꼽 전쟁'
 
사건의 발단은 트래블메이트가 자신의 공식 트위터에 '진에어 승무원 유니폼'에 대한 촌평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트래블메이트는 지난 3월 20일 트위터에 "한진그룹이니깐 형은 첫 글자를 따서 대‘한’항공, 동생은 둘째 글자를 따서 ‘진’에어로... 임원회의에서 진에어니깐 승무원은 청바지 입히자고 결정. 아님 말고..ㅋㅋ", "진에어는 이름처럼 승무원 복장이 블루진 & 티셔츠. 호불호가 엇갈리는 반응이나 티셔츠가 짧아 민망한 건 사실. 탑승해 앉아 있으면 승무원이 다른 승객 짐을 올려주는 광경을 보게 되는데 티셔츠가 짧아 배꼽 구경을 많이 하게 됨"이라고 올렸다.
 
뒤늦게 이 트윗을 본 조현민 상무가 발끈하며 지난 4월 19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트래블메이트를 향해 관련 글의 삭제를 집요하게 요구하면서 논쟁이 시작됐다. 트래블메이트는 이날 관련 글들을 삭제하고, 다음 날 "저희 글로 진에어 여러분께 상처가 되었다면 죄송하다"며 사과까지 했다.
 
그런데 조 상무는 이번에는 '상처'라는 표현을 문제삼아 또다시 삭제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22일 트위터를 통해 김도균 대표에게 "대표님 회사 트위터 내용은 명의 회손 감이었습니다. 그리고 공문은 지난 주 금요일 오전에 보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알려 드릴까요?"라며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실제 조 상무는 이틀 전인 20일 트래블메이트 측에 공문까지 보내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하고, 민·형사상의 법적 책임을 검토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 상태였다. 

▲ 김도균 트래블메이트 대표의 트위터 글                   © 대자보


 
이에 김도균 대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사과 요구를 거절하고 결사항전의 자세로 돌변했다. 김 대표는 23, 24일 연속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려 "사과할 내용이 아니다. 어이가 없다"며 "대기업의 상무님께서는 트위터가 대한항공 사내 게시판으로 알고 계신 듯. 자신의 맘에 들지 않는다고 삭제하라고 지시하고, 말 안 들으면 고소하겠다고 공문 보내고.. 진에어 상의 유니폼이 짧아서 민망하다는 내용이 명예훼손될 정도로 자존감이 없으신 모양"이라고 반격을 가했다.
 
그러면서 "오늘 아침 직원들에게 내용 보고 받고 얘기했다. '정말 잘못했다면 여섯 살 아이에게라도 사과해야 한다. 그런데 잘못하지 않았다면 대한항공이 아니라 청와대가 협박해도 사과하지 않겠다. 그리고 거기에 대한 책임이 생긴다면 회사와 내가 다 지겠다'라고"고 결사항전 의지를 밝혔다. 
 
법학자들은 해당 트위터의 내용이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다. 명예를 훼손시킨다는 고의가 없을 뿐더러, 소비자로서 기업에 대한 감시 내지 비판 차원에서 한 트윗이기 때문에 진에어 측이 해명하면 될 일이지 법적 소송으로 갈 정도의 사안은 아니라는 것. 대한항공 측도 법적 소송까지 할 생각은 없는 듯하다.
 
네티즌 "명의회손, 무근한 발전? 국어부터 제대로 공부하라"
조현민 "저도 창피합니다. 다시는 안 틀릴 게요"
조상무 과잉대응 비난·한글 誤記 패러디 봇물

 
한편, 조현민 상무는 트래블메이트 측과 트위터 논쟁을 하는 과정에서 명예훼손을 '명의회손'으로, 무궁한 발전을 '무근한 발전'으로 잘못 표기해 네티즌들로부터 비난을 사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23일 "영어 공부할 시간 줄이고 국어부터 제대로 하시죠. 명의 회손은 뭔 뜻인지?"라며 힐난했다. 이에 조 상무는 "네. 저도 창피합니다. 많은 분들이 지적해 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아마 다시는 안 틀릴 것 같네요"라고 답글을 달았다. 그런데 조 상무는 이미 명의회손 관련 트윗 글을 삭제해버렸다. 상대방 회사에 협박성 발언을 질러놓고, 한글 맞춤법이 틀려 정작 본인이 창피를 당하자 통째로 삭제한 것 아니냐는 빈축을 샀다.
 
지금 트위터 등 인터넷 상에는 조 상무의 한글 오기(誤記)를 풍자하고 비꼬는 패러디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아프로 대환한공은 안 타갰다", "한 사람에 대한 '임신공격'이 될 수 있다"는 식으로 '한글 틀리게 쓰기' 놀이까지 유행시키고 있다. 이는 조 상무의 과잉 대응과 재벌 대기업의 오만을 비판하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재벌 대기업의 탐욕과 횡포, 총수 일가의 초고속 승진과 편법 세습 등 공정사회 역행에 대한 사회적 거부감과 맞물리면서 네티즌들은 더욱 공분을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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