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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투 선수 딸을 둔 어머니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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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관
기사입력 2008-04-12

지난 12일 오후 중랑구 망우3동에 있는 혜원여고 실내체육관 특설링에서 우지혜 선수가 IFBA 여성복싱 슈퍼페더급(미니멈급) 세계타이틀 매치 3차 방어에 성공했다. 이날 또 한 여자 선수가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오늘 6월 서울에서 IFBA 여성복싱 라이트플라이급 세계타이틀전이 예정된 유망주 김진(25, 현재 미니멈급 한국 챔피언) 선수다. 이날 세계랭킹 10위인 중국의 루오・유지에 선수를 물리쳐 확실하게 챔피언 도전권을 따냈기 때문이다. 
 
▲ 경기가 끝나고 김진 선수 어머니 박경영 씨가 딸의 부은 얼굴을 본뒤 눈물을 흘렸다.     © 김철관

우지혜 선수에 이어 또 한 사람의 여성세계챔피언이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 대목이다. 특히 김진 선수가 주목을 받는 것은 공수도 국가대표를 지냈다는 측면도 있지만, 무명 선수가 단숨에 한국권투챔피언에 등극했기 때문이다.
 
그의 전적은 6전 4승 1무 1패. 첫 데뷔전 1패를 제외하고는 승승장구한 셈이다. 그는 첫 데뷔전을 당시 기량이 좋아 많은 선수들이 시합을 회피했던 허은영 선수와의 경기였다. 뼈아픈 1패였다. 김 선수를 이긴 허 선수는 미니멈급 세계챔피언을 지내기도 했다. 이후 김진 선수는 부단한 노력으로 연승 행진을 이어와 이제 한국 권투계의 샛별로 떠올랐다.
 
▲이날 김진 선수의 매니저 역할을 한 정재광 전 동양챔피언과 김옥주 화랑체육관 사범.     © 김철관

그가 권투를 입문한 동기는 간단하다. 지난 2007년 초 고향인 광주에서 수능시험을 준비하면서 취미로 권투를 배운 남동생이 다닌 도장을 따라가 관심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12일 오후 세계 라이트 플라이급 랭킹전을 벌인 류오・유지에(19) 중국 선수는 세계챔피언에 도전한 경력이 있고 세계랭킹 10위에 기록돼 있었다. 그리고 중국에서 유망한 선수로 알려져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그는 거칠게 덤벼들었고 파이팅이 넘쳤다. 적절히 버팅을 하고 빠지는 등 몸놀림도 유연했다. 
 
▲매 라운드 마다 기술 주문을 한 장병오 화랑체육관 프로모터.     © 김철관

파이팅이 좋은 두 선수 모두 주고받는 난타전이 계속됐다. 손에 땀을 쥐게했다. 마지막 파이널 라운드(8회)가 끝났다. 세 명의 부심 중 두 명의 부심은 김진(화랑체육관) 선수에게 손을, 한명 부심은 무승부를 줬다. 결국 2:0 판정승이었다.
 
이날 경기를 지켜보기 위해 광주에서 올라온 김 선수의 양친(부모님)도 관람석에서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부친 김달식(52)씨와 모친 박경영(51)는 채점이 발표되고, 곧바로 주심이 김 선수의 손을 올리자 환호하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김 선수가 링에서 내려오자 모친은 포옹을 했다. “너무 잘 싸웠다”라고 말을 건네면서 눈물을 흘렸다. 김 선수는 “기쁜 날, 왜 울어”라면서 어머님을 안심시킨 모습이었다. 모녀의 깊은 정을 새삼 확인했다고나 할까. 
 
▲마지막 8라운드에서 두 선수가 지쳐 클린치를 하고 있다. 검정 트렁크가 김진 선수다.     © 김철관

이후 김진 선수를 잠시 만났다. 그의 첫 마디는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다”는 말이었다.
 
“상대 선수가 1 라운드부터 거칠게 몰아붙이고, 버팅을 심하게 했다. 그래서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가야 했었는데 이성을 잃고 서두른 측면이 있다. 상대방이 밀어붙였을 때, 한방한방 날려야 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손이 많이 안나갔다. 시합 경험이 없는 측면도 있다. 다양한 선수들과 많은 스파링을 통해 극복해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는 상대 선수가 아마추어 국가대표 출신에다 세계타이틀을 도전한 경험이 있어 능숙한 측면이 있었다고 피력했다. 특히 김 선수는 어떤 상황이든 대처할 수 있게 많은 연습을 해야 한다는 것이 이번 경기가 준 교훈이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포부도 밝혔다.
 
▲경기전 스파링을 하고 있는 김진 선수.     © 김철관

“경기를 치를 때마다 경기에 대한 긴장 때문인지 설 잠을 자고 있다. 푹 자야하는데 그렇게 잘 안 된다. 이번 시합을 계기로 강한 연습을 해 기필코 오는 6월 세계타이틀전에서 챔피언을 가져오겠다.”
 
이날 김진 선수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장병오(화랑체육관) 프로모터의 기술 주문이 끊이질 않았다. 매 라운드 마다 코너로 돌아온 김 선수에게 정재광 전 페더급 동양챔피언과 김옥주 화랑체육관 사범도 여러 가지 주문을 했다. 경기 도중 김진 선수의 팬들은 플랙카드를 걸어놓고 열심히 응원을 했다.
 
김 선수는 19살 때 주니어 공수도 국가대표가 됐다. 지난 2005년 동아시아게임에 발탁돼 2년 동안 합숙훈련을 받았다. 그리고 동아시아게임에서는 동메달을 땄다. 2006년 카타르 아시안게임에서 국가대표로 출전했지만 메달 획득해 실패해 은퇴했다. 하지만 공수도에서 권투로 전향해 세계챔피언의 꿈을 차츰 실현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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