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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모토 준지 감독 흑백 필름의 시대극 ‘오키쿠와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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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순혜
기사입력 2024-02-18

영화 ‘오키쿠와 세계’는 19세기 에도 시대, 몰락한 사무라이 가문의 외동딸 오키쿠와 인분을 사고파는 분뇨업자 야스케와 츄지 등, 세 남녀의 사랑과 청춘을 경쾌하게 담은 시대극으로, 올해 65 세의 나이로 휴먼 드라마, 서스펜스, 스펙터클한 대작까지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테마의 영화를 선보인 사카모토 준지 감독이 처음으로 도전한 흑백 필름의 시대극으로 30번째 작품이다.

 

▲ 영화 ‘오키쿠와 세계’의 한 장면  © (주)엣나인필름


‘오키쿠와 세계’는 일본 뉴웨이브 대표 거장 사카모토 준지 감독의 오리지널 각본으로 완성된 새로운 시대극으로, 2023년 화제의 일본영화 ‘괴물’,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등을 제치고 제97회 키네마준보 일본영화 BEST10 1위, 제78회 마이니치 영화 콩쿠르 대상, 각본상 , 녹음상 수상 등 3관왕을 수상한 2024년 화제작이다.

 

‘오키쿠와 세계’는 제45회 요코하마영화제 일본영화 BEST10 2 위 선정 및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미술상을 수상하였으며, 제15회 TAMA 영화상 최우수여우주연상 수상, 53회 로테르담국제영화제, 제22회 뉴욕아시아영화제, 제25회 상하이국제영화제 등 세계 유수 영화제에 초청되었으며, 2003년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국내 첫 공개된 작품이다.

 

▲ 영화 ‘오키쿠와 세계’의 한 장면  © (주)엣나인필름


‘오키쿠와 세계’는 분뇨를 밭에 뿌려 작물을 키우고, 자라나면 음식이 되어 사람의 입에 들어가고, 다시 분뇨가 되는 독특한 방식의 순환경제가 이루어지던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분뇨업자들이 어떤 일을 했는지, 얼마나 중추적인 역할을 했는지 등을 보여주며, 아버지를 잃은 무사의 딸 오키쿠(쿠로키 하루)와 차별과 빈곤의 문제를 겪는 두 청춘 야스께(이케마츠 소스케)와 츄지(칸 이치로)를 등장시켜 무척 힘들었던 시기, 사람들에게 희망적인 이야기를 전하는 영화다.

 

사카모토 준지 감독은 “3년의 팬데믹을 거치며 나도 무척 힘들었고 사람들에게 희망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최하층의 사람들이 차별받으면서도 지지 않고 살아가는 그런 모습들을 카메라에 담아봤다”며 19세기 에도 시대와 분뇨업자라는 낯설고 독특한 소재를 순수하고 섬세한 시선으로, 유머와 재치를 함께 담아낸다.

 

▲ 영화 ‘오키쿠와 세계’의 한 장면  © (주)엣나인필름


19세기 에도 시대, 몰락한 사무라이 가문의 외동딸 오키쿠는 어느 날 복수의 결투에서 아버지를 잃고 간신히 목숨은 건지지만 목소리를 잃는다.

 

야스케와 츄지는 에도의 공동주택을 돌며 세입자들의 인분을 사고팔아 생계를 유지한다. 가장 낮고 더러운 곳에서 온갖 멸시와 수모를 당하면서도 오키쿠와 야스케,  츄지는 수줍게 사랑하고 씩씩하게 살아가며 그들만의 삶을 아름답게 꽃피운다. 

 

아직 ‘세계’라는 단어조차 없었던 그 시절, 말할 수 없고 쓰는 법도 모르지만 사랑하는 이에게 언젠가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는 세 사람은 희망을 잃지 않고 앞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간다.

 

▲ 영화 ‘오키쿠와 세계’의 한 장면  © (주)엣나인필름


‘오키쿠와 세계’는 오늘날 우리가 도쿄라고 부르는 대도시 에도에 살았던 19세기 평범한 청년들의 사랑과 함께 그 시대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는데, 가장 밑바닥에서 살아가는 서민 계층의 청년들을 아주 순박하게 그린 감동적인 영화다.

 

‘오키쿠와 세계’에서 몰락한 사무라이 가문의 외동딸 오키쿠 역은 데뷔와 동시에 일본 주요 시상식에서 8개의 신인상을 휩쓸고, ‘작은 집’(2014)으로 제6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을 수상한 신인 쿠로키 하루가 맡았다.

 

쿠로키 하루는 ‘작은 집’ 이후, ‘중쇄를 찍자!]’2016), ‘립반윙클의 신부’(2016), ‘일일시호일’(2018), ‘아사다 가족’(2020) 등으로 여우주연상 혹은 여우조연상을 수상하였으며, 수화도 없었던 시절, 목소리를 잃어 마음을 표현하고 싶지만 전할 수 없는 답답함을 표현하기 위해 몸짓과 눈짓, 손짓을 총동원해 오키쿠의 매력을 발산한다.

 

▲ 영화 ‘오키쿠와 세계’의 한 장면  © (주)엣나인필름


분뇨를 나르는 야스케 역은 ‘도쿄의 밤하늘은 항상 가장 짙은 블루’(2017), ‘어느 가족’(2018) 등으로 알려진 연기파 배우 이케마츠 소스케가 맡았다.

 

이케마츠 소스케는 분뇨를 사고파는 일에 종사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최하층민으로, 가장 낮은 곳에서 살아가며 사람들에게 차별받는 서글픈 삶이지만, 결코 지지 않고 현실을 잊게 해줄 재미있는 이야기를 찾는 유쾌한 매력을 발산하며 “언젠가 세상을 뒤집을 거야”라며 희망을 잃지 않는 인물을 연기해 감동을 준다.

 

▲ 영화 ‘오키쿠와 세계’의 한 장면  © (주)엣나인필름


오키쿠에게 마음을 품은 청년 츄지 역은 2017 년 ‘마음이 외치고 싶어해’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에 연이어 캐스팅되며 라이징 스타로 주목받고, ‘한 번도 쏘지 않았습니다’(2020)에 이어 사카모토 준지 감독과 두 번째 작품을 같이 한 칸이치로가 맡았다.

 

칸이치로는 슬픔이 가득한 눈으로 오키쿠를 사랑하는 벅찬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글을 배우고 ‘세계’를 찾아 뚜벅뚜벅 걸어나가는 청춘을 대표하는데, 순박하고 순수한 연기에 관객이 푹 빠져들게 한다.

 

▲ 영화 ‘오키쿠와 세계’의 한 장면     ©(주)엣나인필름

 

사카모토 준지 감독은 시이 소고 감독의 ‘폭렬도시’(1982)의 미술 조수로 처음 영화계에 입문한 이후 ‘팔꿈치로 치기’(1989)로 감독 데뷔하여 요코하마영화제 신인감독상, 일본영화감독협회 신인상, 블루리본상 최우수작품상 등을 차례로 수상, 가장 주목받는 감독으로 부상했다. 이후 ‘복서 조’(1995), ‘멍텅구리 – 상처입은 천사’(1998) 등 남자들의 세계를 생생하게 묘사하는 선이 굵은 남성영화를 만들었다.

 

▲ 영화 ‘오키쿠와 세계’의 한 장면  © (주)엣나인필름


이후, 처음 여자주인공을 전면에 내세운 ‘얼굴’(2000)로 일본 아카데미상 최우수감독상, 마이니치 영화 콩쿠르 대상, 요코하마영화제 작품상과 감독상, 호우치영화상 최우수작품상, 키네마준보 BEST10 1위 등 일본의 주요 영화제 수상을 휩쓸었으며, 1973년 도쿄에서 납치된 김대중 전 대통령 사건을 다룬 ‘KT’(2002)로 제52회 베를린국제영화제경쟁 부문에 초청되는 등 휴먼 드라마, 서스펜스, 스펙터클한 대작까지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테마의 영화를 선보인 일본 뉴웨이브 대표 거장 감독이다.

 

▲ 영화 ‘오키쿠와 세계’ 포스터  © (주)엣나인필름


사카모토 준지 감독은 관객들을 설교하며 계몽시키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영화를 보다 이 세 청춘의 이야기가 단지 에도 시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지금의 우리에게도 맞닿아 있구나를 깨달을 수 있기를 기대해” 설계했다고 밝혔다.

 

‘오키쿠와 세계’는 서민들의 분뇨가 농촌의 비료가 되고, 작물로 자라 우리 식탁에 오르고, 다시 분뇨가 되는 19세기 에도 시대 순환경제 사회에 주목, 지금껏 누구도 그린 적 없었던 분뇨업자 두 청춘의 삶을 순수하고 섬세한 시선으로 조명하며, 유머와 재치, 시대적 고찰, 자연의 이치와 인생의 지혜, 여기에 낭만주의까지 모두 담아낸 영화다.

 

흑백의 아름다운 사계절, 변함없이 흐르는 강물, 평평 내리는 함박눈, 똥과 흙 속 세 청춘 남녀의 순박하고 순수한 만남과 희망을 전하는 영화 ‘오키쿠와 세계’는 2월21일(수) 개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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