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해고자를 벼량끝으로 내모는 현 금융노조 위원장은 사퇴하라."
부당해고 340일째인 지난 19일 낮, 국회 정문 앞에서 1인시위에 돌입한 정덕봉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해복투) 공동위원장의 일성이다.
국민은행 소속인 정덕봉 금융노조 해복투 공동위원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허권 전 금융노조 위원장 집행부에서 정책 부위원장을 맡아, 산별교섭 복원 투쟁 과정에서 해고된 3인(허권 위원장, 문병일 조직 부위원장, 정덕봉 정책 부위원장) 중 한 사람이다. 그런데 그가 소속된 금융노조 현 산별 위원장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어 궁금했다.
정 금융노조 해복투 공동위원장을 20일 오후 한국노총 해복투 사무실에서 만나 대화를 나눴다.
먼저 국회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게 된 배경을 물었다.
"지난 12일 금융노조 지부대표자 회의에서 해고자인 자신의 문제가 다뤄졌다. 잘못된 회의내용을 듣고, 다음 날인 13일 지부대표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같은 건으로 함께 해고돼 지난해 8월 15일 사면복권으로 노동위 부당해고 판정에 따라 NH농협지부 해고자(허권 전 금융노조 위원장)와 우리은행지부 해고자(문병일 전 금융노조 조직부위원장)는 복직이 됐다. 하지만 지노위, 중노위에서 부당해고 인정 판정을 받았지만 국민은행 측이 복직을 시키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재 더불어민주당 전국노동위원장이면서 금융노조 위원장(국민은행지부 소속)에 대한 비판의 말을 이었다.
"금융노조 단협 제46조 제2항 '법원의 확정판결 또는 구제신청을 해 중앙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이 확정된 경우에는 즉시 복직시키고 인사상 불이익을 줄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현 금융노조 위원장은 금융노조 단체협약을 근거로 즉시 복직을 요구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사측의 복직희망서를 신입직원이 작성하는 서약서와 비교분석해 지부대표자회의에 부의했다.
이런 행위는 반노동조합적 행위로 결단코 용납할 수 없다. 사측의 입장을 대변하는 행위와 진배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측의 복직희망서와 신규직원 입사시 서약서를 비교하는 것은, 제가 복직을 거부하는 것으로 내몰기 위한 매우 악의적 의도로 판단된다. 또한 사측이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30년이상 근무한 해고자와 신규직원을 비교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억지 행위이다."
그는 "사측을 상대로 싸워야 할 금노위원장의 반노동조합적 행태를 결코 용서할 수 없다"며 "현 민주당 노동위원회 위원장으로서의 역할을 망각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특히 부당해고 된 이후, 가족과의 불화도 계속되고 있다고도 했다.
"아들과 며느리는 외교관으로 공직에 있다. 아내는 저로 인해 아이들에게 피해가 갈 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아내는 하루빨리 원직복직 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부당해고로 인해 고뇌와 번민의 시간을 보내면서 부부 싸움도 일상이 됐다. 매일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빌딩을 보고 한국노총 해복투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자신만이 복직이 되지 않는지에 대한 깊은 자괴감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날 정 해복투 공동위원장은 '사측의 복직희망서 작성 요구를, 사상전향서와 진배없기에 거부해 왔다'고도 했다.
"금융노조 위원장은 제가 마치 복직을 거부하는 파렴치한 사람으로 만들었다. 지금까지 살면서 복직을 고의적으로 거부하는 노동자를 본 적이 없다. 금융노조 산별교섭이 태동할 때부터 산증인으로서, 박근혜 정권 때 형사처벌을 받으면서도 와해된 산별교섭 체계를 복원했다는 자부심으로 지금까지 버티고 있다. 복직희망서를 사상전향서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절대로 받아 드릴 수 없다. 이는 금융노조의 자존심을 망가뜨리는 행위라고 저 스스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사용자인 국민은행 측은 중노위 부당해고 판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맞서 정 해복투 위원장과 허권 전 금융노조 위원장은 지난 20일 국민은행장을, 노조법과 단협 위반 혐의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소했다.
이와 관련해 21일 허권 전 금융노조 위원장은 "금융노조 단체협약 제46조 2항에 의거해 정덕봉 전 부위원장을 즉각 복직을 시켜야 하는데도, 사측이 복직을 거부하는 행위는 엄중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 "지금이라도 조건없이 원직 복직을 시켜야 한다"라고 강력히 주장했다.
한편 정덕봉 해복투 공동위원장은 박근혜 정부 때 산별 복원투쟁 과정에서 사측과의 마찰로 해고돼 지난해 8월 15일 사면복권됐다. 부당 해고자 3인 중 우리은행 출신인 문병일 금융노조 전 부위원장은 지난해 9월 14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 화해권고에 따라 노사합의로 복직이 됐다. NH농협 출신인 허권 금융노조 전 위원장은 지난 2월 10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심판결과에 의거해 해고 195일 만에 원직복직됐다.
국민은행 출신인 정덕봉(금융노조 전 부위원장) 해복투 공동위원장은 지방노동위원회는 물론 지난 4월 27일 중앙노동위원회에서도 부당해고로 인정을 받았지만, 복직이 되지 않아 21일 현재 342일째 부당해고 철회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9일부터는 국회 정문 앞에서 원직복직과 금융노조 위원장의 행태를 비판하며 1인시위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