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metaverse)’는 무엇인가를 초월한다는 의미를 가진 ‘메타(meta)’라는 단어와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성한 용어로, 1992년에 발표한 소설 ‘스노우 크래쉬(Snow Crash)’에서 처음 사용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새로운 개념에 매료됐던 한 젊은 사업가가 2003년 ‘세컨드라이프(second life)’라는 서비스를 세상에 선보여 큰 성공을 거두자 ‘메타버스’라는 용어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게 됩니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가상의 공간에서, 자신을 대신하는 ‘아바타’를 통해 다른 아바타들과 교류할 수 있는 이 서비스는 당시에 상당히 참신한 느낌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3D 환경의 가상세계인 ‘세컨드라이프(second life)’가 제2의 인터넷 붐을 만들어낼 것처럼 열광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1년 여 가까이 많은 관심을 받으며 ‘메타버스’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던 이 서비스는 기술적 한계로 모바일 시대에 적응을 못해 실패하게 됩니다. 그리고는 ‘메타버스’라는 용어도 더 이상 거론되지 않게 되었죠.
그리고 10여년이 지난 지금, 게임과 VR 분야를 선두로 최근 이 ‘메타버스(metaverse)’라는 용어가 다시 언론에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유명 게임업체와 VR 기업의 대표들이 너도나도 ‘메타버스’가 자신들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애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스마트폰 이후의 차세대 킬러 서비스라고 ‘메타버스’를 소개하기도 합니다.
여기에 2020년 코로나 사태로 비대면 환경이 필요해졌고, 인터넷을 이용한 가상공간에서의 회의나 미팅 그리고 공연에 대한 관심이 폭발하면서 메타버스가 중요한 개념으로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현실 세계가 바이러스로 소통이 어려워지자 가상의 공간을 활용한 소통과 가상세계에서의 콘텐츠 소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가상세계를 현실의 일부분처럼 받아들이는 Z세대들의 콘텐츠 소비 패턴이 더해지면서 ‘메타버스’는 지금 다시 가장 뜨거운 트렌드로 주목받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메타버스’가 다시금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첫째. 컴퓨터그래픽과 게임 엔진 등의 기술 발전으로 이 서비스를 제대로 구현할 수 있게 되었고, 둘째.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서비스의 필요성이 생겼으며, 셋째. 태어나면서부터 가상세계를 경험한 Z세대들의 콘텐츠 소비 행태가 더해졌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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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3가지 변화요인들을 잘 보여주며 ‘메타버스’에 대한 확신을 주고 있는 획기적인 이벤트가 바로 게임 속 ‘가상 콘서트’입니다. 컴퓨터 게임이 단순한 킬링타임용 오락을 넘어서 인간이 참여하는 가상세계로 진화하는 과정이 이 새로운 콘텐츠인 ‘버추얼 콘서트(Virtual Concert)’에 담겨져 있습니다.
특히 ‘포트나이트’라는 게임 속에서 열린 ‘버추얼 콘서트(Virtual Concert)’의 성공은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되고 있습니다.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 안에 존재하는 게임 속 무대에서 열린 2020년 2월의 유명 DJ ‘마시멜로’와 2020년 4월 미국의 유명 래퍼 ‘트래비스 스콧(Travis Scott)’의 가상 공연은 콘텐츠 시장에 새로운 혁명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1천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 가상세계의 공연에 아바타로 참여하여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를 새로운 방식으로 즐겼습니다.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제작된 가상 콘서트를, 아바타로 직접 참여하여 즐기는, 새로운 메타버스 문화혁명이 그 가능성과 잠재력을 보여준 것입니다.
전 세계 게임 이용자가 2020년에 3억 5천만 명을 넘어선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Fortnite)’는 미국 10세~17세 청소년의 40%가 매주 한 번 이상 포트나이트에 접속해 전체 여가시간의 25%를 보낸다고 합니다. 미국의 10대들에게 이 게임은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또래들과의 소통을 위한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는데요. 그래서 이 게임은 sns 서비스인 페이스북과 비교가 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10대들에게는 이 게임이 페이스북이 제공하는 sns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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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 같은 SNS가 콘텐츠 소비의 중심이 되어버린 것처럼, 지금의 10대들에게는 게임이 콘텐츠 소비의 중심입니다. ‘포트나이트’, ‘마인크래프트’, ‘로블록스’, ‘동물의 숲’ 등이 선도적으로 콘텐츠 플랫폼으로 진화한 게임이라 하겠습니다. 이러한 게임 안에서 서로 소통하고, 음악을 듣고, 영상을 즐기는 것이 그들에겐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받아들여집니다. 게임이 콘텐츠 소비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는 이러한 움직임이 ‘메타버스’라는 가상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