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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은 반민족행위, 정권타도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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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익한
기사입력 2003-10-21

평생을 유신반대, 민주화운동, 통일운동을 줄기차게 펼쳐온 재야운동가인 백기완선생은 1987년,1992년 두번의 대통령 선거에서 사자갈퀴 같은 하얀 머리칼에 검은 두루마기를 입고 포효하는 듯한 유세를 하던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대자보
대중의 모습에서 사라진 것 처럼 보인 그가 나타난 곳은 뜻밖에도 월드컵 열기가 휘몰아친 지난 해 6월, 그것도 한국인이 아닌 히딩크 감독의 손에 이끌려서다. 대표팀 선수들의 정신재무장을 위한 그의 열정적 강연은 우리말을 모르는 히딩크 감독 조차 감탄했고 깊은 인상을 받았을 정도이다.
 
파병문제로 온 나라가 시끄러운 이때, 파병에 대한 올바른 대처와 우리 사회의 이념갈등에 관한 고견을 듣기 위해 대학로에 있는 통일문제연구소를 찾아갔다. 시끄러운 세상과 달리 통일문제연구소는 세상에서 비껴 있는 것 처럼 조용했고, 세월에 장사없다는 말처럼 '영원한 청년'일 것 같던 백기완소장은 한가을 오후 햇살을 이기지 못할듯한 수척한 모습으로 부안방폐장 건설에 관한 신문자료를 읽고 계셨다.
 
세상의 명리와 어수선함을 달가워하지 않으시는 백기완소장은 인터뷰를 사양하셨다. 어쨋건 인터뷰를 하기위해 외세배격과 통일운동에 일관된 선생님의 목소리를 네티즌들에게 알리기 위해서라고 하면서, 진보나 보수든 초지일관된 분이 없다는 말씀을 드렸지만, 선생께서는 '진보와 보수'가 같다는 말에 호통을 치시면서 "그런 엉터리가 어디있어"하면서 대번에 기자를 내쫒으시려고 했다. 정신이 쏙 나간 기자는 이후, 선생께 사정사정 해가면서 인터뷰를 진행해야 했고, 몇번이나 온몸을 쥐어짜내면서까지 포효하는 말들을 받아적기에 급급했다.
 
다음은 백기완소장의 파병관, 우리 사회의 이념적 혼란, 그리고 바람직한 통일방향에 대한 인터뷰 전문이다. 선생은 인터뷰 내내 사회현상이나 비판대상에 대해 순우리말을 사용해서 설명하시곤 했다. 얼핏 들으면 우리말 중에서도 안쓰이는 '고어'처럼 들리지만, 선생의 설명을 들으며 되새기면 참으로 적절한 비유이며 날카로운 묘사가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글을 읽는 네티즌들도 인터뷰 내용과 함께 순 우리말 쓰임새도 함께 생각하면서 글을 읽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 백기완 선생님께서는 평생을 초지일관으로 민주화와 한반도 통일을 위해 살아오셨다. 그런데 노무현 정부 들어 보수와 진보세력간의 갈등이 첨예해지고 있는데, 보수와 진보의 차이를 어떻게 보는지. 
주위에서 말한 것처럼 나는 한결같이 살지를 못했다. 최근에 진보와 보수가 별 차이가 없다고 얘기하는데, 난 그 말이 틀렸다고 생각한다. 보수는 썩어문들어진 제국주의를 더욱 강화하고 그 악독함을 강압적으로 보전하자는 것이고, 진보는 제국주의를 타파하는 것이다. 보수와 진보가 별 차이 없다는 말은 그래서 옳지 못하다. 다만 우리나라에는 올바른 진보가 안 보이는 것 같다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 노무현 정부가 당초 개혁적이고 진보적이라는 점에서 진보진영에서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지지세력이 이탈하는 등 파행을 겪고 있는데, 노무현 정부를 평가한다면.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대자보
노무현정권의 본때(본질)는 한마디로 거짓말쟁이(사기꾼)이다. 노무현씨는 지난해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뭐라고 공약했냐 "내가 대통령되면 미국한테 할말 하는 대통령되겠다"고 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큰 기대를 했던 것은 아니다. 그런데 대통령 되고 나서 미국 가서 한 수작을 봐라. 노무현씨는 거짓말쟁이고 사기꾼이란 걸 확인했다. 그래서 난 계속 속고만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산다는 것이 창피하다.
 
노대통령이 지난 5월 방미했을 때 "미국의 제도와 이념, 도움이 가장 성공적으로 꽃피워진 곳이 곧 한국이다"라고 했다. 그러나 이 말은 역사를 뒤집는 것이다. 미국의 제도가 무슨 꽃이 피웠나.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의 조직기반은 미국을 지배하는 돈많은 사람 20%가 미국의 시민 80%를 지배하는 방식으로 몇 년에 한번씩 정권을 나눠먹는 것이다. 그 제도는 미국안에 있는 20%를 위한 지배제도일 뿐이다. 이러한 미국정치가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보수반동이 진보세력을 때려잡고 있는 것이다. (이건 노여울 수밖에 없다)
 
두 번째로 미국의 이념은 금융제국주의다. 미국은 돈놀이 해먹으며 국경도 관세장벽도 모두 허물라 세계는 하나라는 신자유주의를 주장한다. 이것 때문에 가장 피해를 보고 있는 나라가 우리인데, 이는 역사의 왜곡일 뿐만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는 역사의 파괴다.
 
세 번째 미국이 언제 우리를 도왔나. 미국이 우릴 짓밟고 억압해 왔다. 수 천년동안 우리땅은 싸워서 하나가 됐는데, 그걸 반으로 잘라놓은 게 누군가. 미제국주의다. 통일을 하고자 하는 이땅의 양심들을 빨갱이, 불순분자로 몰아 때려죽인 것이 누군가. 미제국주의요, 나아가 그 앞잡이 냉전세력, 기득권세력, 부패세력 아닌가. 미국은 그 사람들만 도왔다. 그 침략 반역의 역사가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는데 무슨 꽃이 피었는가.
 
따라서 노무현씨는 잘못된 역사인식을 가진 사람이다. 역사적으로 이런 사람들은 패를 몰았다.(사람이 사는 세상에서 내쫓는것) 이 땅별(지구)에서 내쫓아야 한다. 거짓말쟁이와 사기꾼은 땅별에서 내쫓아야 한다. 그렇다. 노무현씨는 패를 몰아낼 던적(박테리아)이라고 생각한다. 거짓말쟁이는 곧 던적이다. 
 
▼ 남북의 문제가 국제적, 외교적으로 얽혀 있어서 불가피한 말이라도 해야될 때가 있지 않느냐 하는 의견도 있다.
시사평론가나 대학교수한테 가서 물어보지. 왜 나한테 와서 물어보나. 사람 봐가면서 물어봐라. 기능적이고, 책략적인 것을 나한테 물어보면 답답하잖나. 
 
▼우리사회 현안이 파병문제이다. 1차파병때는 비전투병이었지만, 이번에는 대규모 전투병이 갈 것 같은 예측이 된다. 파병논란에 대해 어떻게 보는지. 
노무현씨가 파병하려고 하면 그것은 미국의 총독이 되는 것이다. 난 파병은 결사반대다. 파병한다고 하면 나는 노씨에게 파병하지 말라고 안하고 노무현 정권 타도하자고 할 것이다. 이 중대한 문제에 앞장서지 않는 것은 기회주의자의 작패라고 생각한다. (1차 이라크파병반대 시위 당시 팔에 다친 상처 보여주며) 65년도 월남파병할 때도 반대하러 나갔다가 매를 맞고 그랬는데. 지금 몇 년이 지났는가. 또 이래야 하는가. 지난 3월 1차 파병때도 반대 집회에 나갔더니 또 경찰들이 밀어붙여서 넘어졌는데, 구둣발로 정강이를 차더라. 이때 어느 방송국에서 파병반대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이라크에 파병한다는 것은 미제국주의의 앞잡이 짓이고 우리가 이라크의 주권, 인권, 재산을 짓밟는 침략행위라고 말했다. 그리고 나서 어느 방송이냐고 묻고 방송을 내려고 하느냐고 물었더니 낸다고 하더라. 그런데 그날 저녁에 방송을 보니까 안나오더라. 일주일 뒤에 몸이 좀 나아져서 다시 시위현장에 나갔더니. 이번에는 경찰관이 더욱 나를 몰아치더라. 그런데 또 그 방송국에서 나와서 댓거리를 하자고 하더라. 그래서 야 임마, 너 이자식 또 거짓말 하려고 노무현 닮았냐고 고함을 쳤더니 꼭 낸다고 하길래 다시 찍어줬는데, 끝내 안나오더라.
 
지난 1차파병때는 전투병을 보낸다는 것은 아니었으니까 시민들도 좀 아리까리했다. 그러나 미국의 침략전쟁이 이라크 국민과 전세계에 양심의 항쟁에 의해서 파탄나고 범죄가 백일하에 드러난 마당에 전투병을 파병하는 것은 미제국주의가 갈라놓은 땅에서 아주 까놓고 제국주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것이다. 우리의 생명을 팔아서 정권만 유지하려고 하는 용서 못할 반민족행위다. 파병한다고 하면 노정권은 관상 볼 것 없다, 그대로 패를 몰아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3.1절과 8.15에 보수단체들이 인공기에 불을 지르는 등 최근들어 보수우익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대자보
이땅의 보수세력의 뿌리가 깊다는 건 다들 알 것이다. 보수세력들을 어느 정도 흔들 수 있는 기회는 87년 대통령 선거 때 있었다. 그때 군사독재 타도하자는 목소리가 전국적으로 번져나가서 마침내 웬만한 대중들속에서도 군사독재와 부패세력은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87년 대통령선거에서 양상이 묘해졌다. 두 김씨가 나서서 서로 해먹겠다고 하길래 나는 한 사람부터 하고 나중에 다른 사람이 하라고 했다. 두 김씨여 단결하라고 이땅의 양심들이 얘기하지 않았는가. 그런데 두 김씨의 죄악적 분열로 87년 대선 때 노태우씨가 부정선거로 당선되는 것으로 살인마 보수 부패세력들은 다시 합법성을 거머쥐게 되었다. 부정선거 규탄도 크게 못 일어나고.
 
우리들의 싸움의 역사가 선거라는 형식을 통해서 공중분해된 것이다. 역사를 그르친 두 김씨는 그때 물러갔어야 한다. 그리고 얼마 후 김영삼은 전두환, 노태우하고 손잡아서 대통령 해먹었고 김대중은 김종필하고 손잡고 해먹었다. 두 김씨가 다시 이땅에 반민족적이고, 반인륜적이고, 반민중적인 세력, 군부독재세력들에게 합법적 지위를 보장해줬지 않나. 그 결정적인 계기가 김대중씨가 김종필씨하고 손을 잡고 대통령 취임하기도 전에 감옥에 있는 전두환, 노태우를 풀어준 것이다. 그들의 감옥살이는 정치적 보복이 아니라 역사의 심판을 받는 것이었다. 그때부터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해먹는 것이 장땡이라는 생각들이 퍼졌고 옳고 그름을 갈라칠 수 있는 가치기준은 없어져 부패보수세력들이 큰소리 치게 된 것이다.
 
이제는 시위하는 숫자도 보수반동이 더 많다. 이 책임은 두 김씨가 져야한다. 잘못된 역사의 반복, 민중의 자유를 강탈해온 보수반동의 범죄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고 그 총책은 누구일까. 바로 미제국주의다. 
 
▼노대통령이 중국방문에서 김구선생을 실패한 정치인이라고 평가했는데.
너무 어이없어 말이 안 나올 정도다. 보수반동과 미제국주의에 앞장선 이승만은 성공했고 미제국주의의 한반도 분할지배에 맞서 싸운 김구 선생은 실패했다고 한 것이다. 강도, 도둑놈을 만나면 강도질해서 벌은 돈 숨겨놓고 어깨에 힘주면서 교도소사는 사람 많다. 그렇다면 그 사람들 성공한거냐? 강도질하고 거짓말해서 물질적으로 부를 만들면 성공한거냐. 그것은 범죄다. 범죄는 성공이 아니라 인륜과 역사를 그릇치는 파괴행위다.
 
역사적으로나 가치관으로 보거나 김구 선생을 실패한 사람이라고 보는 노무현씨는 거짓말쟁이일 뿐만아니라 우리들이 존경하는 사람을 난도질했다는 측면에서 5천년 역사상 가장 반동적인 역사관을 가진 사람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김대중 정부에 대해 혹독한 비판을 하셨는데. 김대중정부시절 펼친 햇볕정책과, 남북관계개선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는지.
김대중씨가 했던 햇볕정책은 그 말이 틀렸다. 누가 뭘로 옷을 벗기겠다는 것이냐. 하지만 햇볕정책이라는 이름으로 남북간에 물꼬를 튼 것은 잘한 거다. 돈도 좀 주고받은 것도 잘한 거다. 장마(큰물)가 져서 집도 떠내려가고, 논도 떠내려가면 아무리 사이가 안좋던 이웃들끼리라도 쌀가마를 도와주는 것이다. 그걸 가지고 노무현씨가 특검제 한 것은 잘못한거다. 그 하나로 노씨의 민족문제에 다가서는 반역성이 다 드러났다.
 
대북정책이라는 말은 미제국주의 한반도 분할정책을 두고 하는 말이다. 대북정책 그러면 안되고 민족문제 그래야 한다. 썩어문들어진 놈들. 내가 '통일' '해방' 얘기할 때는 '안보' '반공' 그러더니. 지금은 몽땅 통일 어쩌고 하면서 사실은 통일문제를 그르치고 있다. 
 
보기를 들자. 김대중씨가 임기동안 가장 잘못한 것은 노벨평화상을 받은 일이다. 노벨평화상은 제국주의자와 그 앞잡이한테만 주는 상이다. 그 상을 타는 과정에서 민족재산을 미 독점자본한테 다 팔은 대가가 무엇이었던가, 바로 노벨평화상이었다. 그러니 오죽 잘못한 것인가. 특검하려면 어떻게 김대중씨가 민족자산을 몽땅 팔아먹었는지를 밝히는 특검을 해야 한다. 민족의 양심을 바탕으로 한 민족특검을 해서 김대중씨는 준엄한 민족적 심판과 처벌을 받아야 한다. 
 
▼노무현대통령이 현 난국을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한다고 보는지.
노씨가 이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해결하려면, 정치생명뿐만 아니라 인간의 자연적 생명까지 걸면 된다. 가장 큰 중심과제는 북핵문제라고 하는데. 북핵이란 말은 없다. 북핵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미국의 핵독점이란 말만 있을 뿐이다. 핵무기가 미국에 3만개도 더 있는데. 이번에는 수류탄만한 소형 핵무기를 만들기 위해 미국에서 법안까지 통과되고 예산안도 통과됐잖냐. 그러면서 한편으로 핵무기 확산 금지조약으로 어떤 나라도 핵무기 가지면 안된다고 하고 있으니 말이 되느냐. 핵문제라고 한다면 미국의 핵독점만 있는 그것을 몽땅 없애는 거다 이말이오.
 
백번을 물러서서 북쪽에 핵이 있다고 치자. 다른 방법은 없다. 노무현씨는 오늘 당장 북쪽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단둘이 만나서 불가침조약을 전제로 한 남북평화협정을 맺겠다고 하면 된다. 중심과제는 한반도의 비군사화다. 이는 곧 한반도의 비핵화다. 비핵화라는 것은 한반도에 몰래 와 있는 미국의 핵무기와 미군을 몽땅 몰아내는 것이 먼저다. 한반도의 운명은 한민족이 지켜나가겠다는데 누가 뭐라고 하겠냐 이말이다. 이게 남북평화협정의 골자다. 노무현씨가 이걸 한번 실행해볼 생각이 있다고 공표해봐라. 그럼 전세계의 양심이 손뼉치며 일어난다. 이렇게 미국한테 할말은 해야 하는데 안하지 않나. 안팎의 보수반동들의 협공을 받아 어려움은 있어도 민족문제를 자주적으로 해결하겠다는 뜻을 내놔야 한다. 지금 노씨는 미국한테 할 말은 하는 대통령이 아니라 아주 내놓은 앞잡이, 총독이 되어가고 있다. 아, 썩은 냄새! 
 
▼작년 월드컵때 히딩크 전 국가대표 감독과 만나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 우리나라 대표선수들에게 강연을 하기도 했는데.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대자보
히딩크가 우리나라 월드컵 4강까지 올려놓고 얼마나 좋은 일 많이했나. 내가 우리나라 대표선수들한테 격려연설을 하러 간 적이 있었는데 거기서 히딩크 감독을 처음 알게 됐다. 나는 격려연설 때 구라파 축구는 다 썩었다고 말했다. 지단은 800억, 피구는 700억 이렇게 모든 선수들을 돈의 노예로 만들고 있잖아. 이때 한국의 국가대표선수들이여, 이 땅에서부터 새로운 축구문화를 일으키자라고 말했다. 
 
▼어떻게 하면 젊은이들이 힘이 넘칠 수 있는지. 젊은이들에게 한 말씀 하신다면.
젊은이들이야 내가 아끼고 싶은데, 나를 우습게 보는 젊은이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전철 타면 운동신문을 보다가 내가 들어오면 자리 양보하기 싫어서 모른척한다. 그러면 내가 민망해서 한쪽에 있다가 내린다. 내가 우리나라 젊은이들을 욕하는 게 아니다. 미제국주의는 전세계를 거머쥐겠다고 하는 판인데,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조그만 전철 자리나 차지하겠다고 하면 부자가 되나, 인격자가 되나. 이런 꼴을 보고 있으면 가슴이 아프다. 젊은이여 전철간에 자리나 차지할 생각 말고, 파괴되고 잊어버린 인류의 꿈, 돈이 지배하는 세상이 아니라 사람이 사람을 위하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인류의 꿈을 되찾으라는 것이다. 
 
▼작년 겨울에 통일문제 연구소가 낡고 보일러도 고장나 고생하고 계신다는 소식이 네티즌들에게 알려지기도 했는데.
나 삼년동안 냉방에서 살았어. 근데 KBS 방송작가가 한 명 와서는 'TV는 사랑을 싣고' 프로에 나오라고 하더라고. 안 한다고 했더니 냉방이라도 고치고 싶다고 해, KBS의 도움은 절대 안받는다고 했지. 그랬더니 KBS 돈이 아니라 자기네들 개인돈으로 고친다나. 그러더니 며칠 있다가 와서 창문이랑 다 해주고 갔어. 그래서 깨끗해진거야. 여기 보일러는 TV에 자주 나오는 김미화가 샀어. 이제는 추워도 걱정없어. 그런데 2층엔 안돼. 3년전에 몽땅 얼어터져 다 뜯어야 한대. 
 
▼방송에서 '한국의 미남'은 '썩어 문드러진 세상을 거슬러 올라 옥죄고 있던 쇠사슬을 끊고 자기 해방을 일구어 내는 사내, 부정부패를 보면 온 몸이 달아오르는 ‘시뻥메’라고 하셨는데, 무슨 의미인지.
사내의 온 몸이 달아오르른 것을 '시뻥메'라고 한다. 다시말해 시뻥메는 여자만 보면 달아오르는 게 아니라 부정부패를 보면 온 몸이 달아올라 뻘겋게 불기둥이 되는 사람이다. 그래서 사내 가운데 사내는 시뻥메다. 여자 뒤꽁무니나 쫓아다니는 것은 던적이고 시뻥메의 기개로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던적이 무슨 말인지 아시오. 



* 인터뷰는 더 이상 이어지지 못했다. 최근 선생은 건강이 좋지 않으셔서 통일문제연구소 관계자는 단 30분 밖에 인터뷰를 허락치 않았다. 더구나 인터뷰 다음날은 부안에 가셔서 핵폐기장 반대연설 일정이 잡혀 있다고 했다. 
 
▲본지와 인터뷰 중인 백기완선생님     ©대자보
선생은 인터뷰 내내 피곤해 하셨다. 아직도 당당함을 잃지 않고 계시면서, 때로는 그 옛날 유세장의 연사처럼 인터뷰 도중에도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현 정부를 질타했다. 무엇보다 파병문제에 관해 선생께서는 한국전쟁 이후 그 어려웠던 시절을 회상하며 들려주신 말이 있다.
 
51년 겨울일거야. 미군부대 철조망을 붙잡고 우는 15살 여자 중학생이 있더라고. 며칠동안 울고 있는 그것을 보면 그 기가막힌 까닭을 알아보아야 할 게 아니야. 그런데 미군은 저년 빨갱이라고 때리고 그것도 모자라 경찰한테 혼 좀 내라고 하더라고. 그런데도 몇 번이나 그 여학생이 다시 오니까 발로 차고 그 어린 것의 머리를 박박 깎고 그러더라. 그때 내가 17, 18살 때였는데. 우리세대는 먹지를 못해서 여드름도 없었지. 하지만 하도 부홰가 나 혼자 배운 영어로 그 부대를 찾아가서 제일 센 놈을 나오라고 해서 맞짱 한번 뜨자고 했다. 그래서 세다는 놈과 붙었겠다. 단 조건을 달았어. 내가 이기면 너는 너희들이 윤간한 저 여학생한테 무릎을 꿇고 잘못했다고 사과를 하라. 그러나 니가 나한테 이기면 니가 날 죽여도 좋다고 했다.

전쟁터에 눈이 펄펄 내리는 저녁에 붙었는데. 허구헌날 굶은 내가 힘으로 당할 수 있겠냐. 한방 맞고 떨어졌지. 하지만 또 때리려고 하길래, 어릴 때 내 소망이 축구선수 아니냐. 축구선수 하려고 북쪽에서 남쪽으로 왔는데. 중학교도 못 다녔잖아. 그래서 축구선수도 못돼 약이 올라있는 판에 그 나쁜놈을 한번 차보지도 못하고 죽는다? 안돼지 하고 안간힘으로 왼발로 턱주가리를 찾는데 그놈의 옹금(급소)을 차게 됐다. 키가 작아서. 그 때박(순간) 고개를 숙이자 때는 왔다고 하고 제깍 받아버렸더니 어더렇게 되었겠어. 쭉 뻗고 말더라고. 온 몸으로 차고 받으니까, 15살 어린애를 윤간하던 양놈을 이 땅에선 맨처음 해치운 것이지. 양키, 제국주의는 덩치만 컸지 별거 아니라니깐. 온 몸으로 차고 받으면 나가는 거야.
 
파병반대는 제국주의 침략을 쳐부수는 문제이기에 목청이나 외교로만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 모두 죽을 힘을 다해 힘과 의기를 모아 내지른다면 못할 것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호랑이에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 파병이라는 미국의 강압속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세계의 양심을 대신해 온 몸으로 싸운다는 그것 하나만으로 벌써 이기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민족의 해방통일을 위하여 모든 것을 바친 백기완소장의 건강과 건승을 기원한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 소장 약력]
1933년 황해 은율 출생
1967년 백범사상연구소 소장
1987년 민중대통령 후보(두 김씨의 단결을 촉구하며 도중 사퇴)
1988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1999년~현재 계간지 <노나메기> 발행인
 
통일꾼 백기완 홈페이지 안내 http://www.tongilgu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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